남아공 방문 중 비공개로 찾아…"이 순간 우리는 함께 서 있다"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영국 해리 왕손의 부인 메건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최근 살해된 19세 여학생의 추모 공간을 비공식 방문했다.
해리 왕자와 함께 아프리카 남부를 순방 중인 메건은 지난주 남아공 케이프타운의 한 우편취급소에 마련된 피살 여대생 우이네네 므르웨티아나의 추모 현장을 찾아 조의를 표했다고 AP통신 등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메건의 추모 일정은 영국 타블로이드 매체 보도로 처음 알려졌고, 해리 왕자 부부 측은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이 보도를 공식 확인했다.
므르웨티아나는 추모 공간이 마련된 우편취급소에서 지난달 42세 직원으로부터 성폭행당한 후 살해됐다.
이 사건은 남아공 온·오프라인에서 '여성살해' 근절 캠페인을 불러일으켰다. 해리 왕자 부부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 '서식스 로열'은 "므르웨티아나 추모는 서식스 공작부인(메건의 공식 호칭)에게 개인적으로 중요한 일정이었다"고 28일 밝혔다.
메건은 현장에서 추모 리본을 달고, 피해자 어머니에게 조의를 표했다. 리본에는 '이 순간 우리는 함께 서 있다'라는 글귀가 므르웨티아나 부족어로 쓰였다.
서식스 로열은 "우이네네의 죽음은 남아공 전역에서 이성에 대한 폭력을 근절하는 싸움에 힘을 실었고, 남아공 여성 권리의 미래에 결정적 순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23일 해리 왕자 부부는 남아공 케이프타운 인근의 니앙가 마을에 있는 여자 청소년 지원단체를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메건은 "나와 남편은 왕실 일원으로서 이곳을 찾았지만, 나는 어머니, 아내, 여자 그리고 유색인 여성이자 여러분의 자매로서 여러분과 함께 여기 있다는 사실을 여러분이 알았으면 좋겠다"고 연설했다.
남아공에서는 매일 성폭행 범죄 신고가 100건이 넘는 등 성폭력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영국 언론은 해리 왕자 부부와 생후 4개월인 아들 아치가 이달 23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아프리카 남부를 방문하며 아동·여성 지원 활동을 한다고 보도했다.
가족이 남아공에 머무는 동안 해리 왕자는 앙골라, 말라위, 보츠와나 등을 잇달아 방문한다.
tre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