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선데이타임스 보도…런던시, 경찰에 특혜 위법성 여부 조사 요청
존슨 "전적으로 적절하게 행동…신고할만한 이해관계 없어"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런던시장 시절 모델 출신 여성 기업인과 성관계를 가졌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앞서 존슨 총리가 이 여성 기업인에게 보조금 지원 등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존슨 총리는 언급을 회피해왔다.
런던시 당국은 이같은 의혹에 대해 경찰에 위법 여부 조사를 요청하기로 했다.
일간 더타임스 일요판 더선데이타임스는 29일(현지시간) 여러 취재원들을 인용해 존슨 총리가 미국인 사업가 제니퍼 아큐리(34)와 성관계를 맺었다고 보도했다.
더선데이타임스는 지난 22일 존슨 총리가 시장으로 있던 당시 아큐리가 존슨 시장과의 친분을 내세워 총 12만6천 파운드(약 1억8천700만원)의 공금을 지원받았고, 자격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무역사절단에 포함되는 특혜를 누렸다고 보도했다.
아울러 존슨 시장이 당시 런던 동쪽 쇼디치에 있는 아큐리의 아파트를 정기적으로 방문한 사실도 소식통들이 확인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이날 여기서 더 나아가 아큐리가 4명의 친구들에게 자신이 존슨 시장과 성관계를 맺은 사실을 털어놨다고 보도했다.
존슨은 2008~2016년 런던 시장으로 재직했다.
현재 뉴욕타임스 금융부문 에디터인 데이비드 엔리치는 2013년 2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아큐리의 사업 파트너들에 관한 기사를 쓰기위해 아큐리와 친구들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이같은 사실을 들었다고 밝혔다.
엔리치는 "두 명의 경영학 석사(MBA) 동료들이 아큐리로부터 그녀가 보리스와 잠자리를 같이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엔리치는 아울러 아큐리와의 대화 과정에서 '존슨 시장이 자신과의 관계에 대해서 어떤 것도 말하지 않도록 조심하라는 주의를 했다'고 말했다는 내용의 메모 역시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선데이타임스는 아울러 지난달 또 다른 취재원으로부터 존슨 시장이 오후에 아큐리의 아파트를 방문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아큐리와 함께 일한 한 보수당 활동가는 아큐리가 2015년 총선 캠페인 과정에서 자신이 존슨 총리와 잠자리를 함께 하고 있다며 상담한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신문은 존슨 총리가 아큐리와의 스캔들로 인해 경찰 조사를 받는 유례없는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런던시장의 행동규칙(code of conduct)에 따르면 공적 업무와 관련한 어떤 사적인 이익도 공표해야 하며, 공익을 지키는 방향으로 이해상충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주변 지인들에게 과도한 혜택을 제공하는 것 역시 금지된다.
그레이터런던시(Greater London Authority)의 모니터링 담당자는 존슨 총리가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정식 조사를 받아야 하는지를 결정해달라며, 이번 문제를 경찰 내 독립기구에 회부하기로 했다.
테리사 빌리에 영국 환경장관은 이같은 결정이 "정치적인 동기에 의한 것"이라고 비판했지만, 런던시청은 모니터링 담당자가 독립적으로 내린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더선데이타임스는 총리실은 물론 아큐리 역시 이번 일에 관해 언급을 회피했다고 전했다.
존슨 총리는 그러나 이날 BBC 방송에 출연해 "런던시장으로서 내가 한 모든 일이 자랑스럽다"면서 "전적으로 적절하게 행동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아큐리와의 사이에서 신고할만한 이해관계가 없었다고 밝혔다.
오히려 자신에 대한 의혹 제기가 브렉시트를 반대하는 이들에 의해 주도된 것이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같은 의혹 제기가 '정치적 동기에 의한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당신이 내 입장에 있다면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수많은 공격을 예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존슨은 특히 노동당 출신 현 사디크 칸 런던시장을 비판했다.
존슨 총리는 "그는 언론 담당자나 이같은 일을 퍼뜨리는데 집중하는 것보다는 경찰관에 투자하는 일에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존슨 총리는 보수당 연례 전당대회 참석을 위해 여자친구인 캐리 시먼즈와 함께 전날 맨체스터에 도착했다.
아큐리는 지난주 특혜 의혹이 제기된 직후 성명을 통해 "내 회사가 받은 지원금이나 무역사절단 합류 등은 순수하게 합법적인 기업인으로서의 내 역할에 의한 것"이라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pdhis95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