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 대변인 "사실 아니야" 부인…피해주장女 "총리보다 기억력 좋아" 반박
(서울=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여성 기업인과의 성추문에 휩싸인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성추행 의혹으로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칼럼니스트인 샬럿 에드워즈(45)는 29일(현지시간) 일간 더타임스 일요판 더선데이타임스에 올린 "보리스 존슨의 방황하는 손들 위에 있는 샬럿 에드워즈"라는 제목의 기고에서 존슨 총리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에드워즈는 성추행이 벌어진 시기를 존슨 총리가 우파 성향 정치잡지인 '스펙테이터'의 편집장이 된 직후인 1990년대 말 혹은 2000년대 초라고 적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스펙테이터의 젊은 취재기자였던 에드워즈는 존슨 총리와 함께 이 잡지사 식당에서 열린 여름 파티에 참석했다.
에드워즈 그때 같은 테이블에 앉아있던 존슨 총리가 자신의 허벅지 위에 손을 올린 뒤 주물렀다며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다.
에드워즈는 자신이 자세를 고쳐야 할 정도였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에드워즈는 존슨을 사이에 두고 자신과 같은 테이블에 앉았던 여성 역시 비슷한 방식으로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존슨 총리의 대변인은 이날 맨체스터에서 열린 보수당 연례 전당대회 행사에서 "(에드워즈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러자 에드워즈는 자신의 트위터에 "만약 존슨 총리가 그 사건을 기억하지 못한다면, 나는 분명히 총리보다 더 좋은 기억을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존슨 행정부의 각료 중 한 명인 맷 행콕 보건부 장관은 총리를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가 역풍을 맞았다.
행콕 장관은 허핑턴포스트와 인터뷰에서 "항상 신문에는 수많은 다른 이야기들이 존재한다"며 "존슨 총리는 다른 사람들에게 그들의 사생활에 대해 잔소리한 적이 없다"며 에드워즈의 주장을 깎아내렸다.
하지만 자신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그는 채널4 방송과 인터뷰에서 자신은 절대 관련 의혹을 깎아내리지 않았다며 "자세한 내용은 알지 못하며 구체적인 내용이 없이는 대응할 수 없다"며 한발짝 물러섰다.
돈 버틀러 노동당 예비내각 여성평등부 장관은 "성희롱 의혹을 개인적인 문제로 치부하는 것은 여러 세기에 걸쳐 여성들을 침묵시키는 데 사용된 방법"이라며 존슨 총리의 해명을 요구했다.
앞서 더선데이타임스는 자체 취재원들을 인용, 존슨 총리가 런던시장 시절 모델 출신 미국인 사업가인 제니퍼 아큐리(34)와 성관계를 가졌다고 보도했다.
더선데이타임스는 아큐리가 존슨 총리와의 친분을 내세워 총 12만6천 파운드(약 1억8천700만원)의 공금을 지원받았고, 자격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무역사절단에 포함되는 특혜를 누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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