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지난 28일 치러진 아프가니스탄 대통령 선거의 투표율이 2001년 아프간 전쟁 개시 후 역대 선거 가운데 최저 수준인 20%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투표율이 예상보다 크게 낮아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차기 정부의 정통성과 정국 주도권에도 상당한 타격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30일 로이터통신,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과 현지 톨로뉴스 등은 선거 당국 관계자를 인용, 이번 대선 투표자 수를 220만명으로 잠정 집계해 보도했다.
아직 집계되지 않은 일부 투표함이 있지만, 최종 투표자 수는 현재 수준에서 크게 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됐다.
아프간 국민 수는 3천400만명으로 유권자 가운데 이번 대선에 투표하겠다고 등록한 이의 수는 970만명이다.
등록자 수를 기준으로 따지면 투표율은 20%를 겨우 넘는 수준이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대선의 경우 2014년 때보다 투표자가 400만명 이상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애초부터 이번 대선의 투표율이 과거보다 낮을 것으로는 전망됐지만 이는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다.
2014년에는 등록 유권자 1천200만명 가운데 700만명 이상이 투표권을 행사, 이 기준을 토대로 한 투표율은 60%에 육박한 것으로 추산됐다.
아프간 선거 관련 단체 운동가인 수그라 사다트는 워싱턴포스트에 "이번 대선 투표율은 (2001년 이후) 지난 18년간 어떤 선거 때보다 낮다"고 말했다.
유권자들은 탈레반의 테러 위협과 기존 정부에 대한 불신 등으로 투표권을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은 분석했다.
이처럼 투표율이 낮아지면 선거의 정통성에도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워싱턴포스트는 "형편없는 투표율이 차기 정부의 힘을 약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프간에서는 앞으로 한 달 가까이 부정 선거 이의 신청 등의 절차가 진행될 예정이며, 잠정결과와 최종결과는 각각 다음 달 10월 19일 이후, 11월 7일 이후 나올 예정이다.
과반 득표 후보가 나오지 않으면 11월 23일께 상위 두 명 후보자 간 결선투표가 실시된다.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과 압둘라 압둘라 최고 행정관(총리 역할 수행)이 이번 대선의 양강 후보로 꼽힌다.
coo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