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반중국 가수 데니스 호, 대만 집회서 붉은 페인트 맞아

입력 2019-09-30 14:32  

홍콩 반중국 가수 데니스 호, 대만 집회서 붉은 페인트 맞아

(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홍콩의 민주화 시위를 지지하는 집회가 전 세계에서 열린 가운데 대만 집회에 참석한 홍콩의 반중국 가수 데니스 호가 붉은 페인트를 맞았다.

30일 자유시보와 NEXT TV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다수의 대만 민간단체가 공동주최한 홍콩 민주화 시위 지지 집회가 전날 오후 3시(현지시간) 대만 입법원(국회) 앞 도로에서 '홍콩 지지, 전제정치 반대'를 내걸고 10만여명(주최 측 추산)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이 집회에 참석한 홍콩의 반체제 가수 데니스 호가 대만 언론과 인터뷰를 하던 중 뒤쪽에 서 있던 복면을 쓴 남자가 붉은 페인트를 데니스 호에게 던졌다.
데니스 호는 페인트 투척에 놀란 기색 없이 "홍콩에서도 이 같은 불의의 공격을 당한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절대 적색 테러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데니스 호는 자신이 처음으로 이런 일을 당했지만 홍콩 학생, 시민, 의원들이 경찰이나 단체에게 공격과 구타를 당한 것에 비하면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며 이런 상황이 바로 우리가 진정으로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홍콩에서 발생한 폭력적 위협이 어떤 것인지 상상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대만도 상황의 엄중함을 깨달아 중국 전제정치에 맞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만 사람들에게 "오늘 일어서지 않으면, 여러분이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일어설 권리와 자유가 사라졌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호소했다.

한편 페인트 투척 사건 담당 경찰국의 선빙신(沈炳信) 국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용의자 2명을 체포해 조사 중이라면서 사건 발생 후 데니스 호를 근접 경호하고 있다고 밝혔다.
NEXT TV는 용의자 중 한명은 대만의 친중국계 정당인 중화통일촉진당의 후즈웨이(胡志偉) 주임위원이며 또 다른 한명은 조직 폭력계의 일원이라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중화통일촉진당은 이번 일은 개인의 행동일 뿐 당과는 무관하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은 이번 사건에 대해 "자유와 문명을 갖춘 대만이라는 이곳은 전제주의가 함부로 횡행되는 곳이 아니다"라며 "도발과 파괴하려는 사람은 반드시 엄중히 처벌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민주사회는 다른 의견이 있을 수는 있지만 절대 이런 (폭력) 행위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1989년 톈안먼(天安門) 시위 학생 지도부 중 한 명으로 현재 미국에 거주 중인 왕단(王丹)은 이번 사건으로 '중국의 세력이 이미 대만에 침투해 아무 거리낌 없이 활동하기 시작했다는 것'이 확실히 증명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만은 이미 위험한 지경에 이르렀다며 대만과 다음 세대의 안전을 위해 중국이 자신의 정치적 동지를 통해 그들의 폭력과 추악함으로 대만에 발을 뻗게 해서는 절대 안 된다고 덧붙였다.
jinbi100@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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