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독일 금리 연계 상품 10억원씩 투자…직원 임의로 가입
(세종=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농촌진흥청 산하 농생명 기술사업화 공공기관인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이 최근 원금 손실 논란이 불거진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증권(DLS)에 20억원을 투자해 최소 14억원을 날릴 위기에 놓인 것으로 나타났다.
1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의원이 농촌진흥청으로부터 받은 '농업기술실용화재단 자금 운용 관련 조사보고'에 따르면 재단은 우리은행에 지난해 1월과 10월 10억원씩 총 20억원어치의 파생결합상품에 가입했다.
해당 상품은 영국 CMS 금리와 연계한 '유경 금리 연계 W-45호'(만기 내년 1월 23일)와 독일 국채 10년 금리와 연계한 '유경 금리 연계 W-3호'(이달 28일 만기)다.
8월 20일 현재 영국 금리 연계 상품의 수익률은 -39%였고, 독일 금리 연계 상품은 -100%였다. 혈세 20억원을 들여 14억원을 고스란히 날리게 된 것이다.
특히 내년 1월까지 영국 금리가 반등하는 등의 호재가 일어나지 않는 한 손실이 눈덩이처럼 더 불어날 가능성마저 있던 셈이다.
농진청 감사 결과 재단이 이 두 상품에 가입한 것 자체가 운영 지침을 어긴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경영지침에 따르면 재단은 안정성·유동성·수익성·공공성을 고려해 자산을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면서도 "해당 투자 상품은 위험 등급이 6등급 가운데 1등급인 매우 높은 위험의 파생결합상품"이라고 지적했다.
더욱이 상품설명서나 은행 PB에 의한 안내가 없어 위험 정도에 대한 충분한 인지 없이 투자 계획이 세워졌고, 위임전결 규정상 기획운영본부장까지 결재를 받아야 함에도 다른 실장급 간부의 전결로 가입이 결정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당초 가입하려던 상품이 마감돼 들지 못하자 한 직원은 변경 결재도 없이 임의로 판단해 변경 가입을 강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진청은 재단 측에 금융감독원의 조사 결과를 반영해 관련자를 징계하라고 요구했다.
tsl@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