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라이더 차관보 "이익보는 나라는 북중러"…조건 기초한 전작권 전환 재확인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미국은 오는 11월 태국에서 예정된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 회의'(ADMM-Plus) 때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을 할 예정이라고 1일(현지시간) 밝혔다.
랜들 슈라이버 미 국방부 인도·태평양 안보 담당 차관보는 이날 싱크탱크 브루킹스 연구소가 개최한 행사에 참석해 한일갈등 해소를 위한 미국의 역할을 묻는 말에 "우리는 ADMM-Plus에서 곧 기회를 가질 것이다. 그리고 그곳에서 장관급 3자 회담을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3국 국방장관이 지난 6월 2일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제18차 아시아안보회의(일명 샹그릴라 대화) 때도 회담한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6월 회담은 한일이 '초계기-레이더' 문제를 놓고 갈등을 겪던 시점에 열려 주목을 받았지만 3국 장관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문제 등 한반도 안보 현안에 초점을 맞춰 북핵의 외교적 해결이라는 쪽으로 한 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이번에는 한국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일본의 수출규제 등을 놓고 한일 갈등이 첨예한 상황에서 3국 국방장관이 한자리에 모이는 셈이어서 상황이 달라졌다.
특히 한국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 이후 미국에서 공개적인 우려와 불만의 목소리가 나왔음을 고려하면 어떤 식으로든 이 문제를 포함한 한일 갈등 현안이 다뤄질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슈라이버 차관보의 이날 3국 국방장관회담 언급 역시 한일갈등과 관련해 미국이 적극적 역할을 하고 있다는 취지로 답변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그는 한일 갈등에 대해 "동맹에 계속 상기시킬 필요가 있는 것은 그들의 긴장으로 인해 이익을 보는 나라들이 중국, 러시아, 북한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 5월 북한이 미사일 시험을 한 날 자신이 한국을 방문 중이었는데, 한국 국방장관이 자신을 비롯한 대표단을 사무실로 불러 "이것이 우리의 양자, 3자 협력을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는 이유"라고 말했다고도 소개하기도 했다.
슈라이버 차관보는 "미국이 할 수 있다면 역할을 할 것"이라며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한일갈등과 관련해 상당한 시간을 들여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국방·안보 관계를 정치적 긴장과 분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우리가 지소미아에 대해 공개적으로 말하는 이유 중 하나는 그것이 도움이 되지 않는 방식으로 3자 안보협력에 흘러들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슈라이버 차관보는 지난 8월 한국이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내리자 연장 요구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그는 안보적 환경 때문에 궁극적으로는 잘 해결될 것이라며 "최저점이 어디에 있고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알지 못하지만 우리가 함께 하도록 견인하는 아주 많은 것들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건설적 당사자가 될 수 있는 다른 방법에도 열려 있다"며 "우리는 양측이 긴밀히 협력하는 것을 도울 방법을 찾는데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과의 관계에 대해 "가끔 이슈가 있지만 매우 강력한 동맹"이라고 평가했다.
또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문제에 대해 "안보환경의 심각성과 준비됐다는 확신의 필요성 때문에 그것은 조건에 기초한 것이어야 한다"며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 추진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우리가 지휘 체계나 비상상황에 대한 핵심 능력과 같은 것을 살펴볼 때 우리는 (전작권) 전환에 동의하기 전에 한국이 그런 능력을 확보하고 정치적 일정에 얽매이지 말 것을 꽤 고집할 것"이라고 말했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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