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탄핵추진 비판하며 내세운 '대선득표 지도' 놓고 논란

입력 2019-10-02 08:39  

트럼프, 탄핵추진 비판하며 내세운 '대선득표 지도' 놓고 논란
2016 대선서 승리한 카운티 표시…美언론 "면적 넓지만 득표수 적고 일부 부정확"




(워싱턴=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의혹'에 대한 미 하원 민주당의 탄핵 추진을 비판하면서 2016년 대선 승리 지역을 표시한 지도를 내놓았다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워싱턴포스트(WP)와 CNN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이것을 탄핵해 보라'는 문구와 함께 동부·서부 해안가와 내륙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거의 공화당 상징색인 빨간색으로 뒤덮인 미 전국 지도를 게시물로 올렸다.
이는 트럼프와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맞붙은 2016년 대선에서 카운티별 승자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CNN은 전했다. 트럼프는 2천626개 카운티에서 이겨 487개 카운티에서 승리한 힐러리를 앞섰다. 카운티는 주(state) 아래에 속한 행정구역이다.
그러나 CNN은 "이 지도는 또한 꽤 오해의 소지가 있다"며 "지도는 트럼프가 힐러리보다 많은 땅을 차지했다는 것을 보여주지만 이것이 모든 것을 드러내는 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트럼프가 이긴 많은 카운티의 경우 인구가 아주 적어 '착시'가 생긴다는 취지다.
WP는 "몬태나, 노스다코타, 사우스다코타, 와이오밍에 있는 빨간색 카운티에는 2016년 160만명의 유권자가 거주했으며 이는 로스앤젤레스(LA) 카운티 유권자 수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WP는 이 4곳에서 트럼프가 이겼지만, 힐러리는 LA에서 트럼프를 꺾었다며 "그러나 이들 4개 주는 LA 카운티 면적의 83배에 이른다"고 부연했다.
힐러리는 대선 때 총득표수로는 트럼프보다 280만표 이상 앞섰지만, 투표인단 수에서 밀려 패했다.
CNN은 "트럼프가 트윗한 이미지는 2016년 선거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누가 그에게 투표했는지를 오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탄핵은 대통령이 얼마나 인기가 있는지 그렇지 않은지와 무관하다"고 짚었다.
알래스카 등 일부 지역 카운티는 빨간색이 파란색으로 바뀌어야 한다며 지도 자체도 정확하지 않다고 WP는 지적했다.
결국 트럼프는 얼마나 많은 지지를 받았는지를 말하려 했지만, 실제 지도에는 그가 얼마나 지지를 받았는지 나와 있지 않다고 WP는 전했다.
WP는 "요점은 이것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라며 "트럼프의 주장은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z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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