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 비핵화 실무협상 장소 '쉬쉬'…스웨덴 '유력'(종합2보)

입력 2019-10-02 18:38  

北美, 비핵화 실무협상 장소 '쉬쉬'…스웨덴 '유력'(종합2보)
김명길 등 北대표단, 내일 베이징 거쳐 스톡홀름行 티켓 예약
이도훈 협상장소 안 갈듯…외교부 "美와 계속 긴밀 소통 유지"
강경화 "언론 취재로 준비 차질 우려 따라 비공개"



(서울·베이징=연합뉴스) 이정진 현혜란 기자 김진방 특파원 = 북한과 미국이 오는 5일 개최하는 비핵화 실무협상 장소에 대해 함구하는 가운데 스웨덴이 유력한 장소로 떠오르고 있다.
2일 베이징 공항 관계자 등에 따르면, 북한 측 실무 협상 대표인 김명길 순회대사의 이름이 3일 오후 1시50분 베이징발 스톡홀름행 CA911편 탑승객 명단에서 확인됐다.
명단에는 김 대사 외에 다른 동행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스톡홀름에서 돌아오는 항공편은 아직 예약되지 않았다.
현재까지 확인된 정황을 바탕으로 하면, 김 대사가 실무 회담에 나설 것으로 보이며, 최선희 북한 외무성 1부상 등은 이번 회담에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 대사는 3일 오전 11시30분 평양에서 출발해 베이징에 도착하는 고려항공 JS251편을 타고 베이징을 경유해 곧바로 스톡홀름행 항공편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전에도 북미 협상단이 항공편을 출발 직전까지 변경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변수는 여전히 남아 있다.
최 제1부상은 지난 1일 "조미(북미)쌍방은 오는 10월 4일 예비 접촉에 이어 10월 5일 실무협상을 진행하기로 합의했다"는 내용의 담화를 발표했지만, 장소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모건 오테이거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최 부상의 발표와 관련한 입장문에서 "미국과 북한 당국자들이 일주일 이내에 만날 계획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며 "회담에 대해 공유할 추가 세부사항을 갖고 잊지 않다"고 밝혔다.
북미가 아예 접촉 자체를 비공개로 한 적은 있지만, 일정은 밝혀놓고 장소를 공개하지 않는 것은 다소 이례적이다.
실무협상 장소로는 북한과 미국 협상팀이 모두 본국과 원활히 소통할 수 있는 제3국이 거론된다.
특히 북한과 미국에서 모두 시차가 비슷한 유럽 국가 중에서 북한 대사관이 있는 스웨덴과 독일, 스위스 등 12개국이 주요 후보군이다.
그중에서도 스웨덴 스톡홀름은 지난 1월 최선희 당시 북한 외무성 부상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 한미일 북핵 수석대표 간 '합숙 담판'이 벌어진 곳이어서 일찌감치 유력 후보로 여겨졌다.
미국은 이번 실무협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북측에 스웨덴을 협상 장소로 제안한 것으로 전해져 북측이 이를 수용했다면 스웨덴은 9개월 만에 다시 북미 담판의 무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스톡홀름에서 4일 예비접촉이 진행되려면 김명길 순회대사를 비롯한 북측 대표단은 3일에는 중국 베이징을 거쳐 스웨덴으로 향할 것으로 보인다.
평양이나 판문점 등은 북한이 선호하지만, 미국이 본국과 연락이 어렵다는 점에서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제1차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실무협상은 판문점에서,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실무협상은 평양에서 열린 바 있다.
북미가 장소를 공개하지 않는 이유와 관련,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2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안 밝히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을 것"이라며 "짐작건대 너무 많은 언론의 취재가 따르면서 준비상황에 차질이 빚어지는 게 아닌가 우려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외교소식통도 "북한과 미국이 모두 실무협상 장소를 발표하지 않기로 한 배경에는 언론 노출을 최소화하고 협상 자체에 집중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북미 양측 모두 협상 결과를 낙관할 수 없어 외부 노출을 부담스러워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지난 2월 제2차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후 7개월이 넘는 시간이 흘렀지만, 북한과 미국 어디에서도 비핵화 접근 방식에 대한 입장이 바뀌었다는 징후는 찾아볼 수 없다.
당시 북한은 '영변 핵시설 폐기'와 주요 안보리 제재 해제를 맞바꾸려 했지만, 미국이 '영변+α'를 요구하면서 결렬됐다.
미국은 지금도 비핵화의 최종상태가 무엇인지 설정한 뒤 핵시설을 동결하고 로드맵을 도출하는 '포괄적 합의'를, 북한은 '단계적 접근'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한편, 이도훈 본부장은 북미 실무협상이 열리는 동안 협상 장소에 가지 않고 서울에 머물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한미 양국은 북미 실무협상 재개를 포함, 북핵 문제 관련 각급에서 수시로 소통해오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긴밀한 소통을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도훈 본부장은 지난 1일에도 비건 대표와 전화 통화를 하고 이번 실무협상 개최와 관련해 소통했다고 이 당국자는 덧붙였다.
transi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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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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