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중국 해안경비대 선박이 필리핀 영해를 침범한 것으로 확인되자 필리핀 외교부가 중국에 공식 항의하기로 했다.
2일 일간 인콰이어러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노엘 클레멘트 필리핀군 참모총장은 전날 상원에서 "남중국해 세컨드 토머스(필리핀명 아융인) 암초로부터 4∼5해리 떨어진 지점에서 사전에 통보받지 못한 중국 해안경비대 선박 한 척을 포착했다"면서 "적절한 외교 조처를 위해 외교부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그러자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에 동행한 테오도로 록신 외교부 장관은 같은 날 밤 트위터를 통해 "당장 항의하라"고 지시했다.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관련해 필리핀 정부가 중국에 공식 항의하는 것은 올해 들어 이번이 다섯번째다.
필리핀 배타적경제수역(EEZ) 안에 있는 세컨드 토머스 암초에는 필리핀 함정이 좌초돼 있고, 필리핀군은 이 함정에 10명 안팎의 해병대원을 상주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미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 산하 '아시아 해양 투명성 이니셔티브'(AMTI)는 지난 9월 26일 보고서에서 "중국 해안경비대 선박들이 (중국이 점령한) 스카보러 암초뿐만 아니라 세컨드 토머스 암초, (중국과 말레이시아가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루코니아 암초 인근을 더 빈번하게 순찰하고 있다"고 밝혔다.
AMTI는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근거로 이 같은 분석을 내놓으면서 "중국 해안경비대 선박들이 다른 해역을 운항할 때는 통상 AIS를 꺼놓는데 스카보러, 세컨드 토머스 암초 인근 해역을 순찰할 때는 AIS 신호를 자주 송출한다"고 지적했다.
youngky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