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고도·비행거리 분석 토대로 기존 미사일과 다른 "새로운 것" 추정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북한이 미국과 실무협상을 앞두고 2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발사하자 미국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성능을 개량한 '북극성-3형'을 개발했을 가능성에 주목하며 미사일 실체 분석에 들어갔다.
제프리 루이스 미들버리국제연구소 비확산센터 소장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이 그간 실체를 찾기 어려웠던 '북극성-3형'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 미사일의 최대 비행고도가 910㎞, 최대 비행거리는 450㎞로 파악됐는데 "2017년 '북극성-1형'을 고각 발사했을 때는 500㎞를 비행했으며 정점고도도 '겨우' 550㎞였다"는 점을 근거로 내밀었다.
미사일 전문가인 데이비드 라이트 참여과학자연대(UCS) 국장은 중거리 미사일일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라이트 국장은 UCS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언론에 공개된 이 미사일의 비행고도와 비행거리를 토대로 "이 미사일이 81.5도 각도로 발사됐다고 할 때 연료 소진 속도는 3.74㎞/s, 비행시간은 17분일 것"으로 계산했다.
이어 "만약 이 미사일이 일반적인 발사 고도에서 똑같은 유상하중으로 비행했다면 최대 비행거리가 1천900㎞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이런 수치를 고려할 때 "중거리(1천~3천500㎞) 미사일로 분류된다"고 평가했다.
비핀 나랑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는 이 미사일이 '새로운 것'일 가능성에 주목했다.
나랑 교수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서 미사일의 최대 거리와 비행거리를 언급하며 "여러분, 이것은 단거리 탄도미사일이 아니다. 이것은 '완전히 새로운 나쁜 녀석'인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일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다른 트윗에서 "만약 오늘 시험이 '북극성-3형'이라면(아직 모르지만) 북한은 수업 종이 울리기 직전에 새로운, 꽤 긴 거리의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잠수함 발사 시스템을 시험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한국의 초기 평가는 명확하게 해상에서 고각 발사한 '북극성 계열' 미사일이었다"며 "점점 더 새로운 것이 있다는 소리로 들린다"고 말했다.
미국 과학자연맹의 안킷 판다 선임 연구원도 "SLBM이라면 북한이 유일하게 보유한 SLBM인 '북극성-1형'의 알려진 성능 한도와 맞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하고 "그렇다면 2017년 8월 공개된 한장의 사진을 통해 잠시 엿본 '북극성-3형'일 수 있다"는 견해를 내놨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의 단거리 미사일 시험에 대해 "매우 일반적"이라고 말했으나 내가 식견으로는 북한의 잠수함 발사 미사일 시험은 매우 일반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전혀"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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