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C "환자 급격히 늘어나…원인규명 전까지 모든 전자담배 사용 자제"
(서울=연합뉴스) 김서영 기자 = 미국 전역에서 전자담배 흡연과 관련된 것으로 보이는 폐질환 환자가 1천명을 넘어섰다고 미 보건당국이 3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으로 알래스카주와 뉴햄프셔주를 제외한 미국 48개 주에서 보고된 전자담배 관련 폐질환 발병 건수가 확진과 의심 환자를 포함, 총 1천80건에 달했다고 AP통신과 로이터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이 중에는 15개 주에서 발생한 18건의 사망 사례도 포함된다.
전체 환자의 3분의 1 이상은 21세 미만이지만, 대부분의 사망자는 회복에 어려움을 겪었던 50세 이상의 장년층이었다. 사망자 중 가장 어린 환자는 20대였으며, 최고령자는 70대였다.
최근 1주일간 275건의 환자가 새로 보고됐으며, 이들 중 절반 가량은 최근 2주간 병원에 입원한 환자들이었다고 AP는 전했다.
CDC의 앤 슈차트 부국장은 "유감스럽게도 폐질환 환자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으며,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이 폐질환의 초기 증상은 폐렴 증세와도 유사한데, 기침과 호흡곤란, 피로감, 가슴 통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식품의약청(FDA)은 18개 주에서 판매된 440개의 전자담배 제품을 조사하고 있으나, 아직 뚜렷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이들은 앞서 확인된 환자 578명 가운데 78%가 '카라비놀수소'(테트라하이드로카라비놀·THC) 성분 액상 카트리지를 사용한 제품을 흡입했으며, 37%는 THC 제품만 사용했다는 답변에 따라 해당 성분을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THC는 마리화나에서 향정신성 효과를 내는 활성 성분이다.
CDC는 "대다수 환자는 마리화나 복합물질인 THC를 함유한 전자담배 제품을 흡연한 이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일부는 니코틴과 THC를 섞어 흡연했다고 하고, 일부에서는 니코틴만 함유한 전자담배를 피웠다는 증언도 있다"라고 말했다.
환자들에게서 나타난 상이한 의학 진단 결과도 진상 규명에 난관이 되고 있다.
일부 의사들은 액상 전자담배에서 나오는 기름으로 인해 폐가 막히면서 염증을 일으켰다고 주장하지만, 최근 발표된 또 다른 보고서는 유독가스로 인한 화학적 화상의 일종이라고 지적했다.
슈차트 부국장은 "전자담배에는 수많은 나쁜 성분이 들어있을 수 있고, 이러한 성분이 폐에 손상을 미칠 수 있다"면서 원인 규명 전까지는 모든 전자담배 사용을 자제할 것을 강력히 당부했다.
s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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