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위원회, 위법 확인되면 대만 방문 허가 철회
(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홍콩 민주화 요구 시위를 둘러싼 갈등이 대만에서도 재현되는 가운데,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은 '존 레넌 벽'의 게시물을 찢고 홍콩 출신 학생을 공격한 중국 본토 학생 등의 재입경을 제한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존 레넌 벽'은 홍콩과 대만 등에서 홍콩 시민들의 민주화 요구를 지지하는 의견을 포스트잇에 써 붙인 담장이나 게시판 등을 말한다.
4일 경제일보와 자유시보에 따르면 전날 차이잉원 총통은 대만 대표 통신사인 중화텔레콤(CHT)의 5세대 이동통신(5G)의 행사에 참석 후 열린 언론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차이 총통은 문제를 일으킨 중국 학생의 대만 재입경을 통제해 대만의 법치와 사회안전, 치안을 유지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차이 총통은 "홍콩 경찰이 총기를 사용해 시민에게 상처를 입힌 것은 과도한 법 집행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한 뒤 "홍콩 정부가 하루속히 자유와 민주를 추구하는 시민들과 진심 어린 대화를 해야 홍콩 사회가 안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대만의 중국 담당부처인 대륙위원회의 추추이정(邱垂正) 대변인은 중국 학생과 관광객의 레넌 벽 게시물 훼손 사건에 대해 관련 기관에서 조사하고 있다며 만약 위법이 확실하면 대만 방문 허가를 철회하거나 폐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인대만입국허가법 12조에 따르면 중국인의 대만 방문 신청 시 대만 지역의 정치, 사회, 경제에 불리한 영향을 주거나 부당한 행위를 한 경우 대만 정부가 허가를 내주지 않거나, 이미 내준 허가를 철회하고 출입국허가증을 말소할 수 있다.
앞서 대만 교육부는 지난달 하순 대만 내 대학 4곳에서 존 레넌의 벽에 홍콩 시위 지지 메시지를 붙이려는 홍콩 출신 유학생과 대만 학생들을 중국 본토 출신 유학생들이 공격하는 사건이 일어났다고 발표한 바 있다.
또한, 지난달 27일 중국인 우(吳)모 씨 부부가 대만 남부 가오슝(高雄)에 위치한 중산(中山)대의 레넌 벽을 훼손해 대만 경찰에 체포돼 조사받기도 했다.
jinbi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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