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서비스 PMI 급락…독일·영국·인도는 수축국면
"유로존, 상품생산에서 서비스로 하강신호 급속 확산"
(서울=연합뉴스) 김치연 기자 =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등으로 인해 글로벌 제조업 경기가 부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서비스업 경기도 주춤거려 경기침체 우려를 부채질하고 있다.
그간 견고한 면모를 보이던 미국이 흔들린 데 이어 독일, 영국 등 유럽 국가들과 아시아의 인도는 수축 국면으로 빠져들었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3일(현지시간) 발표한 미국의 9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2.6으로 전월 56.4보다 큰 폭 하락했다. 이는 2016년 8월 이후 3년여만에 최저 수준이다.
PMI는 기업의 구매 책임자들을 설문해 경기 동향을 가늠하는 지표로, 50보다 높으면 확장, 낮으면 수축을 의미한다.
이날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이 발표한 미국의 9월 서비스업 PMI는 50.9로, 전월 50.7에서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다.
IHS마킷이 발표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9월 합성 PMI도 전월 확정치 51.9에서 50.1로 떨어지면서 2013년 6월 이래 최저를 기록했다.
합성 PMI는 서비스업과 제조업 경기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유로존의 9월 서비스업 PMI도 전월 53.5에서 51.6으로 떨어졌다.
유럽 경제의 주요 축인 독일의 9월 서비스업 PMI도 전월 54.8에서 3년여만에 최저 수준인 51.4로 하락했다.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전반적인 부진으로 인해 독일의 9월 합성 PMI는 전월 51.7에서 48.5로 떨어지며 2013년 4월 이후 처음으로 50선 밑으로 떨어졌다.
영국의 9월 서비스업 PMI는 전월 50.6에서 49.5로 떨어지며 50선을 하회했다.
영국의 서비스업 PMI가 50 밑으로 떨어진 것은 최근 10년 중 이번이 5번째다.
프랑스 9월 서비스업 PMI는 51.1로, 전월 53.4에서 하락했다. 이는 올해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스페인의 서비스업 PMI도 8월 54.3에서 9월 53.3으로 떨어졌다.
이탈리아의 9월 서비스업 PMI는 전월 50.6에서 51.4로 소폭 상승했다.
IHS마킷과 투자은행 JP모건이 집계한 9월 글로벌 합성 PMI는 전월 51.3에서 51.2로 떨어졌다.
크리스 윌리엄슨 IHS마킷 수석 기업 이코노미스트는 유로존 서비스업 지표 부진에 대해 "경기하강 신호가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번졌다"고 지적했다.
윌리엄슨은 "상품 생산 부문은 2012년 이후 최악의 불황을 겪고 있으며 서비스업 부문의 성장은 최근 6년간 손꼽힐 정도로 급격히 둔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발표된 인도의 9월 서비스업 PMI도 전월 52.4에서 48.7로 대폭 하락하며 19개월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인도의 서비스업 PMI가 50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6월 이후 올해 들어 두 번째다.
IHS마킷의 이코노미스트 폴리안나 드 리마는 "9월 서비스업 부문이 완전한 하강기로 돌아서면서 제조업 부문이 냉각되고 있다는 나쁜 소식이 더 나빠지게 됐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달 세계무역기구(WTO)는 올해 6월 서비스 무역 지수(Services Trade Barometer)를 통해 서비스 무역을 추세선 미만으로 진단하며 글로벌 통상마찰이 상품을 넘어 서비스로까지 전이되고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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