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충칭시 CCTV 258만대…시민들 일거수일투족 다 본다"

입력 2019-10-04 14:59  

"中충칭시 CCTV 258만대…시민들 일거수일투족 다 본다"
충칭시 CCTV, 인구 1천명당 168대로 세계 1위
CCTV 많은 세계 10대 도시 중 8곳이 중국 도시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중국 충칭(重慶)시에서 택시 운전사로 일하는 우푸춘(33) 씨는 얼마 전 택시를 몰다 용무가 급해 길가에 차를 세우고 잠시 화장실을 다녀왔다.
하지만 5분 뒤 우 씨의 휴대폰에 문자 메시지가 떴다. 지정된 장소가 아닌 곳에 택시를 세웠으니 교통법규 위반으로 벌금을 내라는 통지였다.
우 씨는 벌점 3점과 함께 200위안(약 3만4천원)의 벌금을 내야 했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4일 보도했다.
이는 충칭 시내 거리 곳곳에 설치된 감시카메라(CCTV)가 시민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실시간으로 감시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영국의 보안업체인 '컴페리테크'(Comparitech)의 보고서에 따르면 상주인구 1천535만명이 거주하는 충칭시에 설치된 CCTV는 약 258만대에 달한다.


인구 1천명당 168.03대꼴로 CCTV가 설치돼 있다. 수도 베이징(北京)보다 인구 1천명당 CCTV 대수가 더 많다.
충칭시는 중국은 물론 세계에서 인구 1천명당 CCTV 설치 대수가 가장 많은 도시다.
컴페리테크에 따르면 인구 1천명당 CCTV 설치 대수가 많은 세계 10대 도시 가운데 8곳이 중국의 도시들이다.
1위 충칭시 다음으로 광둥(廣東)성 선전(深천<土+川>)시가 1천명당 159.09대로, 2위를 차지했다.
중국 이외에 영국 런던 6위(1천명당 68.4대), 미국 애틀랜타 10위(1천명당 15.56대)를 기록했다.
충칭시 곳곳에 설치된 CCTV는 교통량 모니터링, 음식점과 슈퍼마켓의 좀도둑 감시를 비롯해 시민 생활의 거의 모든 부분을 들여다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충칭시에 이렇게 CCTV가 많은 이유에 대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과 '대권 경쟁'을 벌이다 부패 혐의로 낙마한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시 당서기의 '범죄와의 전쟁'과 연관성을 지적하기도 한다.
2007년에서 2012년까지 충칭시 당서기를 지낸 보시라이는 강도 높은 범죄소탕 작전을 했다.
한때 시 주석의 정치적 라이벌이었던 보시라이는 2012년 부패 혐의로 낙마했다. 이후 그는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친청교도소에서 복역하다 2017년 간암 선고를 받고 가석방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중국 '개혁·개방 1번지'이자 '첨단기술의 허브'인 선전시가 충칭시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인구 1천명당 CCTV가 많은 도시인 점으로 미뤄 보시라이와의 관련성만으로 설명하기에는 무리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공산당 1당 지배체제인 중국에서 CCTV를 비롯한 IT(정보통신) 장비들이 주민들을 감시하기 위한 주요 수단이라고 지적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국제앰네스티의 패트릭 푼 연구원은 "신장(新疆)위구르(웨이우얼) 자치구와 시짱(西藏·티베트)자치구 등에는 강도 높은 감시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면서 CCTV가 주민 감시용으로 사용된다고 지적했다.
2018년 블룸버그 통신이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신장위구르 자치구에서는 인공지능(AI) 얼굴인식 기능을 갖춘 CCTV가 위구르족을 비롯한 소수민족을 감시하는 데 활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jj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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