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 사태 장기화하면서 홍콩 경제 '먹구름'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가 장기화하면서 홍콩에서 싱가포르로 자금이 이탈하고 국제행사도 잇달아 취소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4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국제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추산한 결과 지난 8월에 30억∼40억 달러의 자금이 홍콩에서 빠져나간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에 싱가포르의 비은행 금융권에 예치된 외화 자금은 8월에 128억 싱가포르달러에 이르러 작년 동기 대비 52%나 급증했다.
홍콩의 송환법 반대 시위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홍콩 부자들이 싱가포르로 자금을 옮기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컨설팅업체에 싱가포르 부동산 투자나 이민을 문의하는 홍콩인들도 크게 늘고 있다.
시위 사태로 인한 피해를 우려해 홍콩에서 열릴 예정이던 국제행사도 잇달아 취소되고 있다.
오는 13일 개최 예정이던 국제 사이클 경기 대회 '사이클로톤'이 취소됐고, 이달 31일부터 홍콩의 금융 중심가인 센트럴 지역 하버 프런트에서 진행될 예정이던 '와인&다인 페스티벌'도 취소됐다.
와인&다인 페스티벌은 세계적인 와인 축제로 올해 행사엔 14만여 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됐다. 사이클로톤에도 1만여 명의 참가가 기대됐다.
송환법 반대 시위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홍콩을 찾는 관광객이 급감해 홍콩 내 호텔, 음식료, 유통업계 등은 침체를 면치 못하고 있다.
8월 홍콩 방문 관광객 수는 작년 동기 대비 40% 급감해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대유행 후 최악을 기록했다. 8월 소매판매액도 294억 홍콩달러를 기록해 작년 동기 대비 23% 급감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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