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통위 주미대사관 국감…조윤제 대사 "신속 처리 얘기 전했다"
"문정인 주미대사 타진한 적 있나" 질문에 조윤제 "제가 한적은 없다"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임주영 특파원 = 주미 한국 대사관에 대한 4일(현지시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조윤제 대사 후임인 이수혁 내정자에 대한 미국 정부의 아그레망(주재국 동의) 절차 지연이 도마 위에 올랐다.
자유한국당 등 야당 의원들은 아그레망 절차가 늦어지는 것이 우리 정부의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따른 미국의 우회적 불만 표시 아니냐며 한미동맹 균열 우려와 연계해 문제를 제기했다.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초선 의원이자 외교부 공무원 출신인 이 내정자는 지난 8월 9일 조 대사 후임으로 공식 발표됐으나, 아직 아그레망 절차가 완료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 내정자는 당초 외통위 미주반장을 맡았지만 주미대사로 내정된 후 국감반에서 빠졌다.
자유한국당 원유철 의원은 "조 대사는 43일만에 나온 것으로 아는데, 미국이 지소미아 폐기에 따른 불만을 우회적으로 나타내고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고 말했고, 바른미래당 정병국 의원은 "전통적 한미동맹 전선에 이상이 있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무소속 이정현 의원은 이 내정자에 대해 "이념적 인사도 아니고 그동안 외교를 잘해온 인사인데 (미국 정부가) 결론을 안 내 주는데 대해 솔직히 말해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반면 민주당 이석현 의원은 "조 대사가 6주 만에 나왔는데 이 의원은 8주 정도 됐다. 그렇게 늦은 게 아니다"라며 "이 의원은 스티븐 비건(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이 한국에 올 때마다 꼭 저녁을 같이하면서 의견조율을 할 정도다. 지소미아 때문은 아니다"라고 엄호했다.
조 대사는 "행정절차가 조금 지연되고 있고, 특별한 이유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지소미아 종료 결정과 관련이 있다고 이해하지는 않는다. 곧 부여되리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대사는 "어떤 절차 중에 있는지 계속 확인하고 있다"며 "신속하게 했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정중하게 전했다"고 말했다.
당초 조 대사의 후임에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가 유력하게 검토되다가 막판에 흐름이 선회한 배경을 놓고도 야권 의원들의 질문 공세가 이어졌다.
문 특보를 사실상 신임 대사로 내정했으나 타진 과정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부정적 기류가 영향을 준 게 아니냐는 것이었다.
한국당 정진석 의원은 "문 특보를 대사 후임으로 지명하기 위해 미 정부에 사전 타진했는데 부정적인 반응이 나왔다고 알려져 있다"며 "실제로 문 특보에 대한 타진을 한 적은 있죠"라고 추궁했다.
이에 조 대사가 "제가 한 적은 없다"고 답하자 정 의원은 "그럼 국정원이 했나"라고 재차 물었고, 조 대사는 "제가 잘 모르겠다"고만 했다.
정 의원은 미 워싱턴포스트(WP)의 존 허드슨 외교안보 담당 기자가 트위터에 '(이 내정자) 지명은 미국이 문 특보의 대사 부임에 반대한다는 비공식적 신호를 보낸뒤 이뤄졌다'는 글을 올렸던 것을 거론하며 "이 글이 잘못됐다고 생각해 정정요구를 한 적은 없죠"라고 돌려 물었고, 조 대사는 "없다"고 답했다.
정 의원이 "문 특보를 (조 대사의) 후임으로 지명하려 했던 것인지, 그에 대해 미국이 부정적 입장을 보여 이 내정자를 지명한 것인지 사실관계를 알고 싶다. 답변할 수 없냐"고 집요하게 파고들었으나 조 대사는 "네"라고만 했다.
jbry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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