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샤를리에브도 테러 당시 동료들에게 옹호 발언…별다른 조치 없어
카스타네르 장관 "과오였다…사전에 막을 수 있었다"…사퇴 요구는 거부
용의자가 경찰 기밀정보를 극단주의 세력에 넘겼는지도 조사 중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지난 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도심의 경찰청 본부에서 발생한 경찰직원의 흉기난동 사건과 관련해 내무장관이 과거 범인의 이상행동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다고 인정하면서도 사퇴 요구는 거부했다.
크리스토프 카스타네르 프랑스 내무장관은 6일(현지시간) TF1 방송에 출연해 "명백한 실수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자신이 근무하는 파리 경찰청 본부에서 점심시간에 경찰관 3명과 행정직원 1명을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뒤 경찰의 사격을 받고 사망한 미카엘 하푼(45)은 수니파 이슬람교의 급진 사상의 하나인 살라피즘을 신봉하는 인사들과 자주 접촉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살라피즘은 7세기 이전의 이슬람 세계로 돌아가야 한다는 원리주의로, 이를 위해 무력도 사용할 수 있다는 급진 이념이다.
카스타네르 장관의 설명에 따르면, 하푼은 지난 2015년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편집국에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의 총격 테러로 12명이 숨졌을 당시 직장인 경찰청에서 이 테러가 정당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동료들에게 했다.
이 일 이후에 프랑스 경찰 조직 내에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이 침투했는지를 전담 조사하던 특별수사관이 하푼의 동료들을 상대로 조사했지만, 당시 직원들은 하푼의 이상발언을 정식으로 문제 삼기를 원하지 않았다고 한다.
카스타네르 장관은 "이때 과오가 있었다"면서 "하푼의 개인 파일에는 극단주의의 영향을 받았다는 어떤 징후도 기록되지 않았다. 어떤 신호가 있었다면 이런 일을 미연에 방지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스타네르 장관은 앞서 사건 발생 직후인 지난 3일 오후 파리 경찰청 앞에서 언론에 "용의자는 경찰청에 근무해오면서 어떤 문제의 징후도 보이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검·경에서는 테러일 가능성은 작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갑자기 당일 저녁 검찰은 사건을 대테러 수사로 전환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후 검찰은 하푼이 이슬람 급진주의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을 줄줄이 언론에 발표했다.
야권에서는 카스타네르 장관이 초기에 사건을 안일하게 보고 국민에게 혼선을 줬다면서 사퇴를 주장했지만, 카스타네르는 이날 방송에 출연해서 이런 요구를 일축했다.
하원 정보위원회는 오는 7일 카스타네르 장관을 불러 정부의 과오가 없었는지를 캐물을 방침이다.
현재 당국은 하푼의 부인을 구금해 집중 조사 중이다.
그의 부인에 따르면 하푼은 흉기공격 직전 자신에게 33통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는데, 메시지의 끝에는 아랍어로 "신은 위대하다"(알라후 아크바르)라고 적었다고 한다.
하푼은 18개월 전 이슬람교로 개종한 뒤 최근에는 모스크(이슬람 회당)를 갈 때 전통 이슬람 복장을 고수하고 여성들과의 신체접촉을 전면 금하는 등의 행동 변화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당국은 특히 하푼이 파리경찰청에서 컴퓨터 전문가로 16년째 근무해오면서 경찰 정보부서의 기밀파일에 접근할 수 있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로랑 뉘네즈 내무차관은 이날 BFM 방송에 출연해 그가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게 민감한 정보들을 제공했는지 여부도 집중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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