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언론, 스톡홀름 노딜에 '北전략' '실무협상 한계' 해석 분분

입력 2019-10-07 03:32   수정 2019-10-07 06:54

美언론, 스톡홀름 노딜에 '北전략' '실무협상 한계' 해석 분분
"미국 상황 변화에 北 과잉기대…추가 양보 위한 협상 전략" 평가
트럼프식 외교 한계 드러냈다는 평가도…北 추가 무기실험 거론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기자 = 미 언론은 스웨덴 스톡홀름에서의 북미 간 비핵화 실무협상이 결렬된 요인에 대해 북한의 과잉 기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협상 스타일 등 다양한 측면에서 6일(현지시간) 분석했다.
또 북한의 협상 결렬 선언이 실질적인 협상 중단이라기보다는 미국의 양보를 더 끌어내기 위한 협상 전략일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으며, 향후 미사일 시험 등 미국을 향한 도발 수위를 높일 가능성도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북한이 최근 미국의 상황 변화에 과도한 기대를 갖고 스톡홀름에 왔을 가능성을 거론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초강경파인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관을 해임하고 '새 방법'까지 언급한 데다, 내년 미국 대선이라는 일정표와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 조사를 받는 정치적 상황과 맞물려 미국의 큰 양보를 기대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채드 오캐럴 코리아리스크그룹 CEO는 "트럼프 대통령이 평탄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선거전을 앞둔 상황에서 북한은 미국이 재깍거리는 시계와 장거리 미사일·핵 실험에 대한 공포와 결합되면 큰 변화를 불러오리라 기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친밀한 관계를 중시하며 정상 간 '톱다운' 방식에 기운 듯한 해법을 추진한 것도 이번 실무협상 결렬에 영향을 미쳤다는 시각이다.
전직 국방부 관리인 밴 잭슨은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 하에서는 어떤 의미있는 양보를 하지 않은 채 미국에서 얻는 것은 무엇이든 호주머니에 넣으려는 유인이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달래면서 돌이킬 수 없는 것은 어떤 것이라도 주는 것을 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또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또다른 정상회담을 기대하며 실무협상을 추가로 거부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의 결렬 선언은 미국의 추가 양보를 얻어내기 위한 협상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북한이 특히 미국의 정책이나 고위 관리들에 대해 반응할 때 국영 매체를 통해 과장된 주장을 종종 하고 있다며 이번 역시 오랫동안 외교를 중단하겠다는 것을 의미하진 않는다고 평가했다.
북한은 10년 이상 위기를 조성함으로써 전술적 이득을 얻기를 기대하며 협상장을 박차고 나가는 일을 반복했다는 것이다.
이성윤 터프츠대 교수는 WSJ에 북한의 목표는 위협 수위를 높인 뒤 보상을 대가로 진정(cooldown)을 제안함으로써 더 많은 양보를 받아내겠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랜드연구소의 북한 전문가인 수 킴은 "국무부가 (결렬 후에도) 대화의 문을 열어둔 것을 보면 미국이 합의에 대해 너무 열성적인 것으로 보일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이 앞으로 미사일 시험 등 추가 도발에 나설 가능성을 지적하는 분석도 있다.
WSJ은 스톡홀름 협상 결렬은 화가 난 북한이 더 많은 무기 시험을 할 정당성을 제공할 수 있다고 북한 전문가들이 말한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미사일 시험이 장거리·핵 실험을 하지 않겠다는 자신과의 약속을 어기지 않았다며 크게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을 보여온 터에 실무협상 결렬을 추가 도발의 빌미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근무했던 에릭 브루어는 VOA에 "지난 몇 달 간 북한의 미사일 시험에 대한 미국의 반응 부족은 김 위원장이 자신이 운전석에 앉았다는 관점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jbry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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