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장기 체류에도 쥐 정자 생식능력 '이상무'…새끼도 정상

입력 2019-10-07 11:36   수정 2019-10-07 13:23

우주 장기 체류에도 쥐 정자 생식능력 '이상무'…새끼도 정상
일본 연구팀, 35일간 체류후 귀환 쥐 실험서 확인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우주에서 1개월 이상 체류한 쥐의 정자가 정상적인 수정능력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귀환한 쥐의 정자로 수정해 출산한 새끼에게서도 우주체류의 영향은 관찰되지 않았다.
그동안 우주에서 쥐를 사육해 살아 돌아오게 하는 연구가 몇차례 시도됐지만 귀환시키는 작업이 여의치 않아 우주 체류가 번식능력에 미치는 영향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었다.
일본 오사카(大阪)대학 과학자 등으로 구성된 연구팀은 최근 이런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7일 전했다.
우주에서는 무중력상태와 방사선, 정신적 스트레스 등이 생물체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주에서 쥐를 사육하는 실험은 이탈리아와 러시아 등이 시도한 적이 있으나 산 채로 지구로 돌아오게 하는게 어려워 1개월 이상 사육후 실험 대상 전체를 생환시킨 사례는 아직 없다고 한다.
연구팀의 이번 성공은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가 개발한 전용 쥐우리 덕분이다. JAXA가 개발한 쥐 우리는 쥐가 먹고 싶을 때만 물과 먹이를 먹을 수 있도록 제작됐다. 무중력 상태에서는 오줌과 똥 등의 배설물이 우주를 떠돌아 위생환경이 나빠진다. JAXA는 바람으로 배설물을 우리 벽면으로 날려 청결한 환경을 유지하도록 했다.
쥐는 한마리씩 개별 우리에 들어가지만 옆에 있는 쥐가 보이도록 해 안심시켰다. 우리별로 카메라를 설치해 사육상황을 지상 직원과 수의사가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연구팀은 무중력에 가까운 공간과 지상과 같은 정도의 중력이 작용하도록 한 공간에 각각 6마리씩을 사육했다.
수컷 12마리는 2016년 7월18일 미국 플로리다주의 미 항공우주국(NASA)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스페이스X의 팰컨 9 로켓에 실려 우주로 향했다. 분리된 드래곤 보급선으로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도착했다.


쥐는 ISS에서 35일간을 보낸 후 8월26일 다시 보급선에 태워져 로스앤젤레스 앞 바다로 돌아왔다. 12마리 모두가 생환했다.
연구팀은 귀환 후 이틀 이내에 정자를 추출해 동결, 보관했다. 체내에서 정자가 만들어지는 데는 30일 정도가 걸리기 때문에 채취한 정자는 거의 모두가 우주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됐다. 정자의 형태와 DNA 손상, 체외수정시켜 태어난 새끼의 비율 등을 조사한 결과 지상에서 지낸 쥐와 거의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이카와 마사히토(伊川正人) 오사카대학 교수는 "우주여행이 현실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여행후에 자식을 낳을 수 있다는 안도감을 주는 연구결과"라고 지적했다. 이어 "암컷 등에의 영향을 조사하는게 앞으로의 과제지만 인류가 우주활동을 확대하는데 있어 귀중한 식견을 얻었다"고 강조했다.
lhy5018@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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