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기사들 "우버 등도 택시처럼 규제 강화해야"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고미혜 특파원 = 멕시코 수도 멕시코시티 도심이 7일(현지시간) 거대한 택시 주차장으로 변했다.
멕시코 택시기사 수천 명은 이날 오전 일찍부터 레포르마 거리 등 도심 주요 도로를 차량으로 막고 우버와 디디 등 차량호출 서비스에 항의하는 대규모 파업 시위를 벌였다.
분홍색과 흰색 택시들이 독립기념비 천사탑 주변 도로 등을 10시간 넘게 점거하면서 도심 교통은 완전히 마비됐다.
멕시코시티 국제공항 터미널로 가는 도로도 파업 중인 택시들로 봉쇄됐다.
택시 기사들은 우버와 디디, 카비파이 등 외국계 차량호출 서비스가 멕시코 경제와 사회 안정을 해친다고 비판한다.
이들 회사가 멕시코시티에서 벌어들인 돈의 30%를 해외로 가져가는 데다 세금도 제대로 내지 않고 규제도 전혀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사들은 우버 등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 택시와 동등한 조건에서 경쟁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택시기사는 "우리는 택시 영업을 위해 면허를 따고 과정을 수료하고 도핑 검사도 받는다"며 "하지만 우버 같은 앱의 기사들은 이런 것들이 필요 없다"고 비난했다.
이번 파업을 주도한 택시기사 단체의 앙헬 모랄레스는 시민에 불편을 끼친 점을 사과하면서도 "택시 기사들이 처한 상황에 대해 잘 생각해봐 달라"고 호소했다.
멕시코에선 우버 등 차량호출 서비스가 최근 몇 년 새 빠르게 성장했다.
지하철과 버스의 치안이 그다지 좋지 않고 길에서 택시를 잡아 타는 것도 위험하다는 인식이 있어 비교적 운전자 신원이 확실한 이들 서비스를 선호하는 것이다.
멕시코 내 선두업체인 우버의 경우 전역에 25만 명의 기사를 보유하고 있다.
택시기사들은 지난 6월에도 우버로 인해 택시 기사들의 일이 60% 줄었다고 호소하며 시위를 벌였다.
멕시코 당국과 택시업계는 여러 차례 만나 타협점을 모색했지만 아직 뚜렷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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