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여야, 中압박에 '홍콩시위 지지 발언' 사과한 NBA 비판(종합)

입력 2019-10-08 17:05   수정 2019-10-08 18:14

美여야, 中압박에 '홍콩시위 지지 발언' 사과한 NBA 비판(종합)
"거금 쫓아 부끄럽게 물러서" 한목소리 규탄
대만계 '브루클린 네츠' 구단주 "금기사항"이라며 중국 옹호
中검열 받은 '사우스파크' 제작자 "공산당이여 영원하라" 비꼬아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미국프로농구(NBA) 구단 휴스턴 로키츠의 대릴 모리 단장이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트윗을 올렸다가 중국의 거센 반발에 이를 삭제하고, NBA까지 직접 나서 사과했지만, 논란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정치권에선 여야 의원이 한목소리로 "원칙보다 이익을 우선시했다"며 NBA의 사과를 비판한 가운데 또 다른 NBA 구단 브루클린 네츠의 구단주이자 대만계인 차이충신(蔡崇信·영어명 조 차이)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릴 단장이 금기사항을 건드렸다고 비난했다.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휴스턴 로키츠 연고지인 텍사스 출신의 테드 크루즈(공화) 상원의원은 7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모리가 홍콩을 지지한 것이 자랑스럽다"며 홍콩 시위를 지지했던 대릴 모리 단장을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그는 모리 단장의 홍콩 지지 트윗에 대해 사과를 했던 NBA를 지목해 "거금을 쫓아 부끄럽게 물러섰다"고 비판했다.
모리 단장이 최근 자신의 트위터에 "자유를 위한 싸움, 홍콩을 지지한다"는 글을 올려 홍콩 시위를 공개 지지한 일을 가리켜 지지를 표한 것이다.
그러나 구단을 후원하는 중국 기업들이 잇달아 협력을 중단하겠다고 위협하자 모리 단장은 결국 글을 삭제하고 "난 단지 하나의 복잡한 사건에 대한 한가지 판단에만 기반해 한쪽 편만 들었다"고 해명했다.
NBA도 성명을 내고 모리의 홍콩 시위 지지 트윗에 유감을 표명했다.
릭 스콧(공화·플로리다) 상원의원은 "공산주의 중국의 통제하에서 자유를 위해 싸우는 용감한 개인들을 지지하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 애덤 실버 NBA 총재와 면담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대선 경선 주자들도 비판 행렬에 동참했다. 텍사스 출신인 베토 오로크 전 하원의원은 트위터에 "NBA가 사과해야 할 것은 인권보다 이익을 노골적으로 우선시한 점"이라고 꼬집었다.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주택도시개발부 장관을 지낸 훌리안 카스트로도 미국은 "독재정부가 미국민을 괴롭히는 행위를 허용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빌 패스크렐(뉴저지) 하원의원은 실버 총재에게 서한을 보내 부끄러운 대응으로 NBA의 역사에 영구적인 오점을 남겼다고 비판했다.
미국 사업체가 중국의 압력에 굴복한 사례는 이전에도 있었으나 모리 단장의 트윗에 대한 이번 대처는 그동안 정치적인 입장을 밝힌 선수나 코치에 대해 지지를 표명하던 NBA의 행보와는 거리가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실버 총재는 선수들이 경찰의 과잉 진압에 항의하는 의미의 '흑인 생명도 중요하다'(Black Lives Matter)고 적힌 티셔츠를 입고 연습경기를 하는 것을 공개 지지하는 등 국내 정치 문제에 있어 목소리를 내왔다.
특히 NBA는 이번 유감 성명을 내면서 영어와 중국어 버전의 수위를 달리 한 것으로 알려져 더욱 논란이 커졌다.
NBA는 영어로 된 공식 성명에서 "유감"(regrettable)을 표명한 것과 달리 중국어 성명에선 "부적절한"(inappropriate) 견해에 대해 "극도로 실망스럽다"(extremely disappointed), 모리의 시각이 "중국 팬들의 감정을 심하게 다치게 했다" 등의 표현을 사용해 확연한 온도차를 보였다.
이는 중국 정부가 정부 칙령에 맞선 상대를 비판할 때 흔히 사용하는 표현을 그대로 가져다가 썼다는 것이 AP통신의 지적이다.

마코 루비오(공화·플로리다) 상원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나는 NBA가 스포츠 리그 중 가장 의식적으로 깨어있다는 점을 자랑스러워하는 줄 알았는데 미국 정치나 사회 이슈만 해당하나 보다"고 비꼬았다.
실버 총재는 7일 교도통신과 인터뷰에서 구단이 처한 어려운 상황을 인정하면서도 "모리 단장의 표현의 자유 행사에 대해선 지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모리 단장의 트윗을 삭제한 뒤에도 논란은 계속되는 모양새다.
브루클린 네츠의 구단주 차이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사람들이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데 무슨 문제인가 하겠지만 특정 국가에서 특정한 주제는 금기시돼 있다"며 모리 단장을 비판했다고 폭스비즈니스는 보도했다.
그는 "중국 영토에서 분리 독립운동을 지원하는 것이 바로 이 금기사항이며 중국 정부뿐만 아니라 모든 시민도 그렇게 생각한다"면서 "중국은 외국에 점령당한 역사가 있어 분리 독립운동에 관한 주제에 관해 중국인들은 강한 분노와 수치심을 느낀다"고 전했다.
차이는 또 "서구 언론이나 비판자들이 심각하게 잘못 이해하고, 종종 간과하는 부분은 영토 보존과 조국의 자주권에 있어서 14억 중국인들이 단결한다는 것"이라며 "이 문제는 협상 여지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번 NBA 파문과 관련해 미국의 인기 애니메이션인 '사우스파크'의 두 제작자는 NBA에 압력을 행사한 중국을 풍자한 거짓 사과문으로 눈길을 끌었다.
중국 정부는 최근 할리우드가 중국의 검열을 피하기 위해 어떻게 콘텐츠를 구성하는지를 꼬집은 내용을 문제 삼아, 이 시리즈의 중국 내 스트리밍 서비스를 모두 차단하고 팬 페이지까지 삭제했다.
제작자인 매트 스톤과 트레이 파커는 트위터에 '중국에 대한 공식 사과'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NBA처럼 우리도 우리의 집과 우리의 마음에 대한 중국의 검열을 환영한다. 우리도 자유와 민주주의보다 돈을 더 사랑하며 시 주석은 '곰돌이 푸'와 전혀 닮지 않았다"고 밝혔다.
디즈니 만화 캐릭터 '곰돌이 푸'가 시진핑 중국 주석과 닮았다는 이유로 풍자의 대상이 되자 영화 상영이 금지되고 중국 당국의 검열로 소셜미디어에서 사라진 것을 비꼰 것이다.
두 제작자는 이어 "9일 10시에 하는 300회를 봐라. 위대한 중국 공산당이여 영원하라! 올가을 수수 수확이 풍성하길 바란다. 이제 됐나?"는 글로 이 거짓 사과문을 마무리했다.

luc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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