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전 세계 주요 도시의 대기오염지수(US AQI)를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에어비주얼'(AirVisual)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베트남에서는 당분간 다운로드할 수 없게 됐다.
최근 베트남 수도 하노이의 대기오염지수가 세계 1위를 기록하는 날이 많았고, 한때 위험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나자 현지 이용자들이 데이터 조작 의혹을 제기하는 등 악성 댓글을 잇달아 달고 최저 평점을 부여했기 때문이다.
8일 일간 뚜오이째 등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지난 6일 밤부터 베트남에서는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에어비주얼이 검색되지 않는다. 페이스북 페이지도 베트남에서는 차단됐다.
에어비주얼은 7일 "베트남에서 조직적인 캠페인의 일환으로 부정적인 댓글이 쇄도했다"면서 "애플리케이션과 페이스북에서 모욕적이고 위협적인 메시지를 받았다"고 접속 차단 이유를 밝혔다.
베트남에서도 이미 스마트폰으로 에어비주얼 앱을 내려받은 네티즌은 계속 앱을 활용할 수 있다.
악성 댓글은 페이스북 팔로워가 35만명에 달하는 현지 온라인 화학 강사인 부 칵 응옥이 지난 6일 "에어비주얼이 모기업이 생산하는 고가의 마스크와 공기청정기를 팔기 위해 데이터를 조작하고 있다"면서 "베트남 관광에 악영향을 미치는 만큼 에어비주얼 앱에 부정적인 사용후기를 남기라"는 글을 올린 뒤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에어비주얼 앱에 대한 최저 평점 부여가 잇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9월 말부터 베트남 하노이의 대기오염지수가 치솟아 세계 1위를 기록하는 날이 많았고, 특히 지난 1일 오전에는 US AQI가 위험 기준(301 이상)을 넘어 317을 기록하기도 했다.
당시 하노이시 전체가 뿌연 스모그로 뒤덮였고, 공기청정기를 여러 대 가동하는 집안에서도 숨이 턱턱 막혀 기침이 나고 눈이 뻑뻑하게 느껴졌다.
이 때문에 공기청정기와 마스크가 불티나게 팔려 일부 제품의 경우 주문하고 며칠 기다려야 제품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자 베트남 환경 당국은 시민에게 야외 활동 자제를 권고했고, 응우옌 쑤언 푹 총리도 지난 2일 하노이시와 더불어 대기오염지수가 높은 호찌민시에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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