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중국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에 따른 돈육대란 대책으로 몸무게가 크게는 500kg까지 나가는 초대형 돼지를 사육하는 등, 돼지를 가능한 한 크게 키우려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8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 남부 광시좡족자치구의 한 농장에서는 북극곰만 한 대형 돼지가 사육되고 있다.
이 농장의 돼지 중 일부는 도축장에서 1만 위안(약 167만원) 이상에 팔리는데, 이는 광시좡족자치구 성도인 난닝(南寧)의 월평균 1인당 가처분 소득보다 세배나 높은 액수다.
블룸버그는 이 농장의 사례는 극단적 경우라고 언급하면서도, 돼지고기를 많이 소비하는 중국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인한 공급난 속에 '돼지가 클수록 좋다'는 사고가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지린성 양돈농가들은 일반적인 비육 한계 무게인 125kg보다 훨씬 많은 175~200kg까지 살찌도록 돼지를 키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린성의 한 양돈농장주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가능한 크게 키우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블룸버그는 이러한 경향이 소형 농장에 국한된 게 아니라고 소개했다.
중국 최대 양돈업체인 원스(溫氏)식품그룹을 비롯한 코프코 미트(中糧肉食), 베이징 다베이눙(大北農) 과기그룹 등도 돼지의 평균 무게를 늘리려고 노력 중이라는 것이다.
컨설팅업체인 브릭 농업그룹의 리궈파 선임연구원은 대형 농장들이 돼지 무게를 최소 14% 늘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대형 농장의 도축 돼지 평균 무게는 평년의 110kg보다 많은 140kg까지 올라갔다면서, 이에 따라 이익도 30% 이상 증가할 수 있다고 봤다.
돈육대란의 영향으로 봉준호 감독의 영화 '옥자'에 등장한 초대형 비육돈의 실사판이 중국에서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중국에서는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사육 돼지 두수가 절반으로 줄었다는 추정도 나오고 있으며, 이에 따라 돼지고기 가격도 급등했다.
8월 기준 돼지고기 재고가 전년 동기 대비 39% 감소한 반면, 도매가격은 70% 이상 급등했다는 것이 블룸버그 설명이다.
후춘화(胡春華) 중국 부총리는 올해 중국의 돼지고기 공급이 1천만t 부족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2020년 상반기까지 공급부족이 "매우 심한" 상황일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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