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타이 터키 부통령 "터키는 위협에 굴복안해"
(이스탄불=연합뉴스) 김승욱 특파원 = 시리아 북동부에서 군사작전 개시를 예고한 터키를 향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도를 넘는 행위를 한다면 경제를 망가뜨리겠다'고 경고하자 터키가 발끈하고 나섰다.
푸아트 옥타이 터키 부통령은 8일(현지시간) 수도 앙카라의 가지 대학교 개학식에 참석한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을 언급하며 "터키는 위협에 굴복하는 나라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옥타이 부통령은 "국제사회에 대한 우리의 메시지는 분명하다"며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밝혔듯이 터키는 독자적으로 국가 안보를 결정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는 어떤 상황에서도 국경 지역에 테러 통로나 테러 국가가 형성되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부 야당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과 관련해 격앙된 반응이 나왔다.
원내 40석을 보유한 '좋은당'의 메랄 악셰네르 대표는 의회 연설에서 "터키 경제를 위협한 것은 외교적 재앙"이라며 "이런 무례에 대한 최고의 대응은 유프라테스강 동쪽으로 건너가 테러 통로를 부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 트위터에 "쿠르드족은 우리와 함께 싸웠지만, 그렇게 하기 위해 엄청난 양의 돈과 장비를 지급받았다"며 "이제 끝없는 전쟁에서 벗어나 우리 군인들을 집으로 데려올 때"라고 글을 올렸다.
아울러 미 백악관은 "터키가 시리아 북부 군사작전을 추진할 것"이라며 "미군은 그 작전에 지원도 개입도 안 할 것이며, 인접 지역에 남아 있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사실상 미군이 터키의 시리아 북동부 진격에 눈을 감겠다고 선언한 것으로 해석돼 국내외에서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다시 트위터에 글을 올리고 "내가 전에도 강력하게 말해온 것을 다시 한번 되풀이하자면 나의 위대하고 비길 데 없는 지혜에 근거해 터키가 도를 넘는 것으로 보인다면 나는 터키의 경제를 완전하게 파괴하고 말살시킬 것(나는 전에도 그랬다!)"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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