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화학상 수상' 요시노 씨 부부 공동기자회견
"말의 무게 느껴…목숨 붙어 있는 한 연구 계속"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엄청나게 기뻐요. 호호호~"
리튬이온전지 개발 및 상용화에 기여한 공로로 올해 노벨화학상 공동수상자로 선정된 요시노 아키라(吉野彰·71) 아사히카세이(旭化成) 명예 펠로는 10일 오후 도쿄 데이코쿠(帝國)호텔에서 부인 요시노 구미코(久美子·71) 씨와 수상 소감 등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수상 소식을 듣고 설렌 밤을 보낸 요시노 씨 부부는 함박웃음을 머금은 밝은 표정으로 기자회견에 임했다고 일본 언론이 전했다.
요시노 씨는 무엇보다 "(노벨상 수상에 대한) 반응이 대단해 놀랐다"고 입을 열었고, 아내 구미코 씨는 연신 "엄청나게 기쁘다"며 활짝 웃었다.
구미코 씨는 "샐러리맨과 결혼했다고 생각했지, 학자의 아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면서 "이럴 줄 알았으면 내조를 더 잘할 걸…."이라고 익살스럽게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요시노 씨는 "해야 할 일을 잘했어요"라며 "(연구활동으로) 힘들게 했다. 고생했으니 수상을 함께 기뻐합시다"라고 응답했다.
이에 구미코 씨는 "최고의 선물을 주셔서 감사해요"라고 맞장구를 쳤다.
구미코 씨는 "올해는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노벨상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면서 드디어 해방된 기분이라는 소감도 밝혔다.
요시노 씨는 리튬이온전지 개발에 대해 "시대적인 산물"이라면서 이번에 노벨화학상을 함께 받은 존 구디너프(미국·97) 씨의 것은 우연히 같은 시기에 나온 것이라고 정리했다.
그는 이날 오전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매체들과 가진 별도의 회견에서는 97세임에도 현역으로 뛰는 구디너프 씨를 본받아 "목숨이 붙어 있는 한 연구를 계속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는 또 전날 기자회견에서 과학에 흥미를 갖게 된 계기로 소개한 책인 '촛불의 과학'이 증쇄에 들어간다는 얘기를 듣고 "내 말의 무게를 느꼈다"며 "그 책이 팔려 미래의 연구자가 태어나면 좋겠다"고 했다.
이날 아침 평소처럼 도쿄 지요다(千代田)에 있는 아사히카세이 사무실로 출근한 요시노 씨는 수많은 동료 직원들의 우레와 같은 박수와 꽃다발을 받았다.
그는 "여러분의 자녀도 기뻐했겠죠"라며 "아버지가 다니는 회사는 대단하다고 했다면 그것이 가장 기쁜 일"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전날은 밤늦게까지 기자들의 취재에 응하느라 바쁜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매실주로 축배를 들고 "푹 잤다"는 요시노 씨는 이날 아침에 일어나 "모든 신문에 1면 톱으로 기사가 나온 것을 보고 (상 받은 것이) 진짜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대학이 아닌 기업에서의 연구 활동으로 노벨상을 받은 요시노 씨는 닛케이신문 인터뷰에선 "기업에서 기초연구부터 제품화까지 한 흐름으로 연구할 수 있었던 것이 운이 좋았다"며 "기업들이 더 중점적으로 기초연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도쿄 주식 시장에서 요시노 씨의 노벨상 수상 효과로 리튬이온전지 관련주에 매수세가 몰리는 양상이 나타났다.
요시노 씨가 소속된 아사히카세이는 개장 직후 한때 전날 종가 대비 4% 뛰면서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리튬이온전지 양극재를 취급하는 다나카화학연구소는 한때 11% 치솟았고, 절연재인 세퍼레이터를 생산하는 닛폰코도시공업도 7% 뛰었다.
park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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