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전성훈 특파원 = 내년 7월 1일부터 '물의 도시' 이탈리아 베네치아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은 최대 10유로(약 1만3천원)의 방문세를 내야 한다.
ANSA 통신과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베네치아 의회는 9일(현지시간) 이러한 내용의 시 조례 수정안을 최종 의결했다.
수정 조례안에 따르면 베네치아 방문을 원하는 관광객은 비수기 3유로(약 4천원), 성수기에는 8유로(약 1만1천원)의 방문세를 내야 한다.
또 관광객이 발 디딜 틈 없이 붐비는 여름 휴가철 같은 피크 시즌에는 10유로(약 1만3천원)의 방문세를 물린다.
방문세는 버스, 크루즈선, 수상택시, 여객기, 기차 등 이용하는 교통수단과 방문 기간에 관계없이 모두에게 부과된다.
다만, 베네치아 시민들과 학문·연구 또는 업무 등의 목적으로 방문하는 이들은 세금이 면제된다.
관광객들은 방문 전 인터넷으로, 또는 시내 주요 지역에 설치된 기계에서 세금을 납부할 수 있다.
방문세 수익은 연간 2천만명 안팎이 몰려드는 이른바 '오버 투어리즘'으로 직간접적인 피해를 보는 주민들을 위해 쓰일 예정이다.
운하를 끼고 있어 이탈리아 다른 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싼 쓰레기 수거비를 보조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루이지 브루냐로 베네치아 시장은 "방문세 부과는 주민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지 돈을 벌려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베네치아 의회는 방문세를 내지 않을 경우 어떤 페널티를 물릴지에 대해선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다.
지난 2월 논의 땐 최대 450유로(약 59만3천원)의 벌금을 부과하는 방안이 제시됐으나 최종 조례안에는 관련 내용이 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시 의회는 또 2022년부터 베네치아를 찾으려는 모든 관광객에게 온라인 방문 예약을 의무화하도록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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