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월드시리즈 우승 기념품 "저작권 침해" 주장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미 프로야구(MLB) 시카고 컵스가 팬의 아이디어를 도용해 2016 월드시리즈 우승 기념품을 제작·판매한 혐의로 피소됐다.
10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에 따르면 미시간주 자영업자이자 '평생 컵스 팬'을 자처하는 대니얼 폭스는 "컵스는 내가 30여 년 전 고안한 상품을 토대로 2016 월드시리즈 우승 기념품을 만들어 고수익을 올리고도 아무런 대가를 지불하지 않았다"며 지난 8일 시카고 연방법원에 구단을 상대로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컵스는 2016년 월드시리즈에 진출, 108년 만에 극적으로 우승한 후 홈구장 리글리필드의 명물 담쟁이덩굴 잎새 1장씩을 판에 붙인 기념품 2천16개를 제작, 개당 200달러씩에 판매했다.
폭스는 소장에서 1984년 컵스가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1위에 오른 당시 본인이 제작한 기념품 아이디어를 도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폭스는 리글리필드 외야벽을 상징하는 가로 5인치(약 12.7cm) 세로 7인치(17.8cm) 판에 담쟁이 잎새 1장씩을 붙이고 "담쟁이가 웃던 해. 1984년 시카고 컵스.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챔피언"이라는 문구와 컵스 로고를 새겨 투명 케이스에 담았다.
폭스는 "이 상품에 컵스 상표가 들어있기 때문에 구단 승인 없이는 팔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면서 이에 따라 당시 구단과 접촉해 자신이 소유한 기념품 제작업체 '폭스 코메모러티브'(Fox Commemorative)가 컵스 상표를 비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라이선스 계약을 1984년 10월 체결했으며, 상품 순매출의 10%를 로열티 명목으로 지불했다고 밝혔다.
소장에 따르면 계약서에는 폭스가 아이디어 고안자이고, 지적 재산권자라고 명시돼있었으나, 계약은 1년 만에 종료됐다. 컵스 구단은 1987년과 1989년 기념품을 다시 만들 의사가 있다며 연락했으나 팀이 기대만큼 성적을 내지 못해 무산됐다.
폭스는 "2001년 컵스 마케팅 담당 부사장이 전화를 걸어 '담쟁이 기념품을 다양한 버전으로 제작할 계획이나 이에 대한 보상은 없다'고 알려왔다"며 "법적 대응 의지를 밝히자 컵스는 상품 제작을 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이어 "컵스가 2015년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에 오른 후 구단 측에 기념품 재생산을 제안하자 당시 컵스 구단의 판매·대외협력담당 부사장은 '조만간 연락하겠다'고 하고 소식이 없었다"고 부연했다.
컵스는 2016 월드시리즈 우승 후 다양한 기념품을 제작·판매했으며, 이 가운데는 폭스가 고안한 상품과 유사한 것이 포함돼있다.
폭스는 컵스가 이 상품 제작 및 판매와 관련해 아무런 연락을 취하지 않았고, 승인을 얻지도 않았으며, 상응하는 대가도 치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chicagor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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