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매스터, 트럼프 '시리아 철군' 결정에 "유감스러워"

입력 2019-10-11 08:55  

맥매스터, 트럼프 '시리아 철군' 결정에 "유감스러워"
'우크라 스캔들'에 "외국정부 국내정치 개입 요청 부적절…판단은 의회가"
'어른들의 축' 포함 전직 외교안보 참모들 잇따라 트럼프에 각세우기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허버트 맥매스터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시리아 동북부 철군' 결정에 대해 "유감스럽다"며 향후 중동 지역 내 혼돈을 가중할 것이라는 비판적 시각을 드러냈다.
지난해 3월 경질된 맥매스터 전 보좌관은 렉스 틸러슨 전 국무장관,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 존 켈리 전 백악관 비서실장과 함께 '어른들의 축'으로 불리며 충동적인 트럼프 대통령에게 '견제와 균형'의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었다.
매티스 전 장관과 지난달 10일 경질된 '슈퍼매파'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비롯해 트럼프 대통령의 전직 외교안보 고위참모들이 잇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대외정책에 대해 각을 세운 모양새이다.
볼턴 전 보좌관의 전임자인 맥매스터 전 보좌관은 이날 미 싱크탱크 민주주의수호재단이 워싱턴에서 주최한 행사에 참석, "나는 시리아 동북부 지역 내 부대 주둔이 여러 가지 면에서 미국의 안보 및 이익에 엄청나게 도움이 됐다고 믿는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어 시리아 동북부 내 미군 병력이 터키의 쿠르드 공격을 막는 유용한 수단 역할을 해왔다면서 터키의 쿠르드 공격이 인도주의적 차원뿐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역내에 엄청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그는 또 미군 병력의 시리아 주둔이 역내 영향력을 러시아나 이란에 넘겨주지 않도록 해줄 뿐 아니라 IS(이슬람국가)에 맞서는 지속적 노력 차원에서도 중요했다면서 이번 결정이 중동 지역을 추가로 불안정하게 하고 러시아의 입지만 강화해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전했다.
맥매스터 전 보좌관은 미국이 중동 내에서 4가지 동시다발적 위기에 처할 수 있다면서 ▲ 터키와 쿠르드의 전투 ▲ 시리아 내전 확전 가능성 ▲ 이라크 내 불안정 가능성 ▲ 이란의 영향력 확대 등을 꼽았다.
그는 터키의 시리아 동북부 군사작전 개시에 대해 "유감스럽다"며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국내적 기반 강화 등 국내 정치적 이유로 감정적으로 움직인다는 취지로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난 며칠간 통탄할만한 날들이었다"며 상황이 점점 더 통탄할만해 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맥매스터 전 보좌관은 미 민주당의 트럼프 대통령 탄핵 추진의 발단이 된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관련, '대통령이 국내적 현안과 관련해 외국 정부에 지원을 요청하는 게 적절한가'라는 질문을 받고도 "그렇지 않다. 전적으로 그렇지 않다"며 부적절하다고 답변했다.
다만 "여기서 일어나야 하는 일은 민주주의와 권력분립의 작동"이라며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에 대해서는 국민을 대표하는 의회가 판단할 몫이라고 의회에 공을 넘겼다.
맥매스터 전 보좌관은 자신이 공유한 대화 및 회의에 관한 한 트럼프 대통령이 국내 정치와 관련해 어떤 종류의 외국 정부 지원도 요청한 일이 없었다고 말했다.
hankso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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