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투 완성차 3사 '고난의 계절'…실적 부진에 노사 갈등까지

입력 2019-10-11 16:10  

외투 완성차 3사 '고난의 계절'…실적 부진에 노사 갈등까지
한국GM 임협 내년으로…차기 노조 집행부 구성까지 '시한폭탄'
르노삼성, 생산감소에 따른 인력배치 논의중…쌍용차 구조조정도 진행형


(서울=연합뉴스) 김준억 최윤정 기자 =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구조조정 속에 국내 외국인투자 완성차업체 3개사도 실적 부진과 노사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지엠(GM) 노사는 극심한 대립 끝에 임금협상에 합의하지 못하고 내년으로 미뤄 판매 부진과 노사 갈등의 장기화가 우려된다.
르노삼성차는 이번 주초부터 생산량을 25% 줄임에 따라 남는 인력의 재배치를 놓고 노사가 대립하고 있으며 쌍용자동차는 노사가 합의한 구조조정 원칙에 따라 실행안을 다듬고 있다.

◇ 한국GM 노사갈등 내년까지 연장…파업으로 생산 1만대 넘게 차질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는 11일 중앙쟁의대책회의를 열고 교섭 중단에 따라 모든 쟁의행위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한국GM 노사는 전날 임금협상 10차 교섭을 벌였지만, 양측의 입장 차이를 좁히는 데 실패했다.
현 노조 집행부는 올해 말로 임기가 끝나기 때문에 차기 집행부 선거 일정 등에 따라 교섭을 중단하고 차기 집행부에 임금협상을 넘기기로 했다.
이에 따라 7월 9일부터 시작된 임금협상은 노사 간 갈등의 골만 깊게 파놓고 아무런 성과 없이 내년으로 시한폭탄을 넘기게 됐다.

노조는 지난달 9일 제너럴모터스(GM)가 2002년 인수한 이후 처음으로 전면파업을 벌이는 등 지난달 말까지 부분 또는 전면 파업으로 사측을 압박한 바 있다.
노조는 애초 기본급 5.65% 정액 인상과 통상임금의 250% 규모 성과급 지급, 사기진작 격려금 650만원 지급 등을 요구했으며 사측은 기본급 인상과 성과급에 끝까지 반대했다.
이처럼 노사가 대립각을 세우는 동안 한국GM은 생산 차질에 따른 수출 감소와 브랜드 이미지 하락에 따른 내수 부진을 겪었다.
한국GM의 지난달 완성차 판매 실적은 2만1천393대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8.6% 급감했다. 지난달 내수와 수출 감소율을 각각 30.4%, 38.6%에 이른다.
이에 따라 올해 들어 9월까지 누적 판매 실적은 30만8천933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5% 줄어 올해 실적도 적자가 유력한 상황이다.
한국GM 관계자는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은 1만대가 넘었다"라며 "최소한 내년 초 차기 집행부가 구성돼 임금협상을 하기 전까지는 생산은 정상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GM 본사 역시 장기 파업으로 생산이 줄어 콜로라도와 트래버스 등을 수입해 판매하겠다는 한국GM의 내수 전략 역시 차질을 빚을 것이란 우려의 시각도 있다.

◇ 르노삼성, 일감 확보 비상…쌍용차, 고강도 쇄신책 추진 중
르노삼성차는 일감 확보가 최대 이슈다. 국내에선 유일한 액화석유가스(LPG)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QM6가 선전하며 겨우 버티고 있지만, 수출용 닛산 로그 물량이 빠지는 것이 문제다.
올해 배정받은 닛산 로그 위탁생산 물량 6만대가 연말이면 거의 끝나기 때문이다.
르노삼성은 예정대로 이번 주초부터 시간당 생산량(UPH)을 기존 60대에서 45대로 조정했다.

이에 따른 인력 재배치는 노사가 논의 중이다. 생산량 조정으로 현재 부산공장 생산직 1천800명 가운데 20%가 넘는 400명이 남는다는 분석도 있다.
앞서 르노삼성차는 지난달 말까지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으나 신청자가 수십명 수준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으로선 인력을 확 줄이는 결단을 내리기도 곤란하다.
신차 XM3 유럽 수출물량 확보 가능성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물량을 받을 수 있을지, 얼마나 받을지, 언제부터 생산하게 될지 모두 알 수 없어 의사결정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르노삼성차는 올해 들어 9월까지 누적 판매가 12만9천913대로 작년 동기보다 24.4% 감소했다. 내수는 6만402대로 3.1% 줄었고, 수출은 6만9천511대로 36.5% 급감했다.
쌍용차는 지난달 20일 노사가 마련한 자구노력 방안을 추진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노사가 합의한 22개 복지 항목의 중단·축소로 2천억원의 자금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11분기 연속 적자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운영비와 신차 개발비 등을 고려하면 후속 조치를 서둘러야 하는 처지다.

쌍용차는 사무직 안식년제 실행방안을 확정해 이르면 이달 중으로 실행할 계획이다.
다만, 비업무용 자산 매각은 부동산 시장 상황에 따라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쌍용차는 판매의 70% 정도를 차지하는 내수 시장에서는 현대·기아차 등의 경쟁 차종에 밀려 고전하고, 수출도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다.
쌍용차의 지난달 내수 판매는 7천275대로 작년 동월 대비 5.4% 감소했으며 수출은 올해 3분기까지 1만9천57대로 작년 동기 대비 18.4% 줄었다.
justdust@yna.co.kr, mercie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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