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방문을 앞두고 사우디 국영방송 알아라비야와 13일 한 인터뷰에서 중동 경쟁국 사우디와 이란 모두와 우호적인 관계라고 강조했다.
사우디와 이란을 축으로 정치·군사적 대치가 첨예한 가운데 일방적으로 사우디 측으로 기운 미국과 달리 중동의 긴장을 해소하는 외교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을 부각한 셈이다.
푸틴 대통령은 이 방송에 "러시아는 사우디를 우방이라고 여기고 살만 사우디 국왕,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도 나는 매우 좋은 관계다"라며 "우리는 사우디와 모든 분야에서 실질적으로 함께 진전했다"라고 자평했다.
지난달 사우디 핵심 석유시설 피격과 관련해선 "이유를 막론하고 유조선을 억류하고 석유 인프라를 공격하는 행위는 사우디, 아랍에미리트(UAE) 등 아랍 우방과 러시아의 관계, OPEC+(석유수출국기구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의 협의체)를 약화하려는 시도로 완전히 잘못됐다"라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양국의 국부펀드가 100억 달러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는 계획과, 러시아 최대 석유화학회사 시부르홀딩스가 사우디에 1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할 가능성도 언급했다.
동시에 이란과도 좋은 관계라면서 중동의 긴장 완화를 위해 러시아가 핵심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우디, UAE 어느 곳도 이란과 대치를 원하지 않는다"라며 "중동의 모든 나라와 우호적인 러시아가 한쪽의 메시지를 다른 쪽에 전달하는 일을 도울 수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내가 중동의 지도자들을 개인적으로 아는 데 그들은 중재자나 조언자가 필요하지 않다"라며 "친구의 관점에서 그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아이디어를 약간 주는 게 내가 할 일이다"라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이 사우디를 방문하는 것은 2007년 이후 12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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