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르드 사령관 "시리아군 배치, 대학살 방지 위한 타협"

입력 2019-10-14 10:26   수정 2019-10-14 17:31

쿠르드 사령관 "시리아군 배치, 대학살 방지 위한 타협"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시리아 쿠르드족 군사조직인 시리아민주군(SDF) 총사령관이 민주주의 가치보다는 부족의 안전이 우선이라며 터키군의 공세를 저지하기 위한 시리아군 배치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7만명의 SDF 조직을 지휘하고 있는 마즐룸 아브디 사령관은 13일 포린폴리시(FP) 기고를 통해 SDF는 그동안 미국의 권고에 따라 터키와의 국경지대로부터 중무기를 철수하고 방어 요새를 파괴하는 한편 정예전사들을 철수시켰다면서 이제 터키군의 공세에 맨몸으로 맞서게 됐다고 한탄했다.

그는 미군의 시리아 철수 방침을 일면 이해하고 있으나 시리아 정정의 안전을 보장하지 않은 채 무책임하게 철군결정을 내린 트럼프 행정부 결정에 유감을 나타냈다.
아브디 사령관은 지난 2015년부터 SDF가 지하드 극단주의와 인정적 증오 및 여성에 대한 탄압에 맞서 싸워왔다면서 미군과 동반관계를 맺고 이슬람국가(IS)와 알카에다 소탕에 앞장서 왔으며 이 과정에서 1만1천명의 SDF 정예 전사들이 희생됐다고 밝혔다.
끝내 트럼프에 버림받은 쿠르드족…미군, 시리아서 철수 준비 / 연합뉴스 (Yonhapnews)
그는 시리아 쿠르드족이 민주주의와 다양성을 신봉해왔으나 터키군의 침공과 이에 따른 부족 생존 위협에 비춰 기존 미국과의 동맹을 재고할 수밖에 없게 됐다면서 그동안 적대관계에 있던 러시아 및 시리아 아사드 정권과의 타협 불가피설을 지적했다.
아브디 사령관은 러시아와 시리아 정권이 그동안 수백만 쿠르드족을 보호하기 위한 제안들을 해왔으나 그들의 약속을 믿지 않았으며 그들은 신뢰하기 힘든 상대라면서 그러나 이제는 그들과 고통스러운 타협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시인했다.
(러시아 및 아사드 정권과의) 타협과 부족의 대학살 사이에서 선택해야 한다면 부족의 안전을 택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아브디 사령관은 미국은 철수에 앞서 영향력과 수단을 이용해 시리아 내 종파적 유혈 내전을 방지하기 위한 정치적 해결이나 안전하고 안정적인 미래를 모색했어야 했다면서 그들이 미국과 동맹을 맺은 것은 민주주의에 대한 믿음 때문이었으나 지상과제인 부족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는 만큼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그들이 원하는 것은 미군이 전투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시리아의 정치적 해결에서 그들이 차지하는 중요한 역할을 인식하는 것이라면서 그러나 아무런 사전 보장조치 없이 철군을 발표함으로써 "과연 미국은 아직도 우리의 동맹인가?"라는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아브디 사령관은 아울러 IS가 충분히 재기할 수 있는 잠재적 네트워크를 갖고 있으며 불충분한 구금시설에 억류 중인 다수의 IS 포로들이 언젠가 폭발할 수 있는 시한폭탄과 같은 존재라고 경고했다.
yj378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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