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니지 새 대통령에 사이에드…별명 '로보캅'인 전 법학교수(종합)

입력 2019-10-15 02:06  

튀니지 새 대통령에 사이에드…별명 '로보캅'인 전 법학교수(종합)
대선 결선에서 72.7% 득표…정치경험 없지만 솔직한 이미지로 인기

(카이로·서울=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김형우 기자 = 2011년 '아랍의 봄' 발원지인 북아프리카 튀니지에서 법학교수 출신인 정치 신인 카이스 사이에드(61)가 새 대통령에 당선됐다.
튀니지 선거관리위원회는 14일(현지시간) 대통령 선거 결선의 잠정 개표 결과를 토대로 사이에드 후보가 득표율 72.71%로 승리했다고 발표한 것으로 AFP, 로이터, dpa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언론계 거물 나빌 카루이(56) 후보는 득표율이 27.29%에 그쳤다.
또 선관위는 지난 13일 치러진 대선 결선의 투표율이 55%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앞서 사이에드는 선거 출구조사 결과가 자신의 압승으로 나오자 지지자들과 취재진에게 "새로운 튀니지를 건설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사이에드는 "(튀니지) 역사의 새로운 페이지가 시작됐다"며 "젊은 세대가 이번 선거 캠페인을 이끌었다. 나는 그들에 대한 책임이 있다"며 자신을 전폭적으로 지지해준 젊은 층에 고마움을 표했다.
여론조사기관 '시그마콩세이'의 출구조사에 따르면 투표에 참여한 18∼25세의 90%가 이번 선거에서 사이에드에게 표를 몰아준 것으로 나타났다.

무소속의 사이에드는 지난달 17일 치러진 대선 1차 투표에서 18.4%를 득표해 후보 26명 가운데 1위에 올랐다.
민영 방송사인 '네스마'를 소유하고 2017년 '칼릴 투네스 재단'을 설립, 빈민지원 활동을 벌여 대중적 인기를 끈 카루이는 당시 15.6%를 얻어 2위를 차지했다.
결선 투표를 앞두고 튀니지 의회의 제1당인 온건 이슬람 성향 '엔나흐다'가 사이에드에 대해 지지를 표명했다.
사이에드는 정치 경험이 없는 '아웃사이더'로 꼽힌다.
법학교수 출신 사이에드는 솔직한 성격과 깨끗한 이미지를 앞세워 기성 정치인들과 경제 악화에 실망한 젊은 층으로부터 큰 지지를 얻었다.
외신은 사이에드가 강직한 성격과 끊어지는 말투로 '로보캅'이라는 별명을 얻었다고 보도했다.
사이에드는 1958년 2월 22일 튀니지 수도 튀니스의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났고 명문 튀니스대학에서 1999년부터 작년까지 20년가량 법학을 강의했다.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방송에 따르면 제자들은 그를 의견 충돌을 인정하면서도 소신 있는 교수로 평가했다.
그는 2011년 '아랍의 봄' 이후 헌법 전문가로 TV방송에 자주 나오면서 대중의 주목을 받았다.
이번 선거운동 기간 유권자들에게 중앙정부의 권력을 분권화하고 부패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사형제를 지지하고 동성애가 튀니지에 적합하지 않다고 주장하는 등 보수적 성향으로 평가된다.
튀니지는 '아랍의 봄'을 거치며 북아프리카와 중동에서 드물게 정치적 민주화에 성공하고 여성 인권 문제 등에서 진보적인 국가로 꼽힌다.
이번 선거는 튀니지에서 8년 전 민중봉기로 독재자 지네 엘 아비디네 벤 알리 당시 대통령이 축출된 뒤 두 번째로 치러진 민주적인 대선이다.
vodcast@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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