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연합뉴스) 민영규 특파원 = '마약과의 전쟁'을 벌이는 필리핀에서 경찰청장이 마약에 연루된 혐의를 받은 부하 직원을 비호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자진해서 사퇴했다.
일간 필리핀스타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오스카 알바얄데 필리핀 경찰청장은 14일 오전 국기 게양식에서 "심사숙고 끝에 오늘부로 경찰청장직을 사퇴하고 업무에서 빠지기로 했다"고 말했다.
알바얄데 청장은 또 에두아르도 아노 내무부 장관이 자신의 결정을 받아들였으며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에게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그의 사퇴는 오는 11월 8일인 정년 퇴임을 불과 몇 주 앞두고 나왔다.
자신이 팜팡가주(州) 경찰청장으로 재직하던 2013년 11월 9일 팜팡가주에서 발생한 마약 사건에 연루된 경찰관들을 비호했다는 의혹이 최근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당시 팜팡가주 경찰관들이 마약 200㎏을 압수하고도 38㎏만 압수했다고 축소 보고했으며 뒷돈 5천만 페소(11억5천900만원)를 받고 중국인 용의자를 풀어줬다는 혐의로 조사받았지만, 누구도 처벌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알바얄데 청장이 경찰청 마약조사국장으로 재직하던 2016년 당시 지방경찰청장이던 에런 아키노 마약단속국장에게 전화해 해당 경찰관들을 해임하지 말라고 요구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취임한 직후인 2016년 7월 1일부터 대대적인 '마약과의 유혈 전쟁'을 벌이고 있으며 그 선봉에 알바얄데 청장이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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