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연내 매각 노력…대우건설은 2년 정도 지나 매각시도"
"산은·수은 합병, 정부가 검토 의사 없다고 해"…사실상 철회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김연숙 이지헌 정수연 기자 =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14일 "탈원전은 한국전력 적자와 관계없다고 생각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산은은 한전의 보통주 32.9%, 의결권 4.7%를 보유하고 있다.
이 회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전의 경영악화가 산은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 "한전이 1조원 적자가 날 경우 산은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11bp(1bp는 0.01%포인트) 영향을 미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회장은 "한전 적자가 산은 BIS 비율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한전 적자 때문에 산은이 정부에 증자를 요구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정부의 (혁신기업) 자금지원 정책에 부응하기 위함이지, 한전의 적자(영향)를 메우기 위함은 전혀 아니다"고 반박했다.
이 회장은 본입찰을 앞둔 아시아나항공 매각과 관련해 "(연말까지) 매각이 성사되도록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며 "금호 측이나 아시아나 측이나 채권단 모두 최대한 매각에 매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건설 매각 재추진과 관련해선 한번 매각에 실패했을 때 잠재적 매수자를 다 접촉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재)매각을 단기간에는 성사할 수 없다"며 "2년 정도를 거쳐 시기가 좋아지면 기업가치를 높여 판매하겠다"고 밝혔다.
산은은 구조조정 전담 자회사인 KDB인베스트먼트를 지난 4월 만들어 그동안 사모펀드 형태로 보유하던 대우건설을 KDB인베스트먼트로 넘겼다.
이 회장은 "앞으로 구조조정하고 매각하는 회사뿐만 아니라 산은이 출자·관리하는 금호아시아나, 나아가선 한국지엠(GM)까지도 전문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그는 산은이 기업 구조조정 책임을 회피하려고 KDB인베스트먼트를 세운 게 아니냐는 지적에 "책임 회피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산은 수석부행장 출신이 KDB인베스트먼트 사장을 맡는 등 인력과 자금 측면에서 사실상 산은과 '한몸'이라는 비판에는 "대부분의 실무인력은 시장에서 채용한 전문가"라며 "임금체계 때문에 시장 전문가를 (산은이) 직접 채용하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산은이 2대 주주인 한국GM의 노사 갈등이 장기화하면 미국 GM 본사가 트랙스 등 산은과 협약하지 않은 물량을 한국 공장에서 빼고, 노조 반발이 더 심해져 한국 철수 명분을 만들어주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 "노사 협의를 통해 그 물량이 한국에서 계속 생산되기를 바라고, 회사에 그런 의사를 전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GM 노조가 2개월 가까이 부분 또는 전면파업을 벌이는 등 사측과 갈등하는 것을 두고 "노조가 긴 미래를 보고 노사 협의에 임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지난달 기자간담회에서 제기했던 산은과 수출입은행의 합병론에 대해선 "정부 측에서 당분간 검토할 의사가 없다는 표명이 있었기 때문에 저로서는 할 수 없는 입장"이라며 사실상 철회했음을 시사했다.
그는 "사견을 이야기해서 잡음이 일고 부작용이 생긴 건 공개적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다만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수은 행장 출신이라는 점을 들어 산은·수은 합병론이 은 위원장을 무시한 게 아니냐는 질문에는 "아니다"고 부인했다. 그는 조만간 은 위원장과 만날 계획이라면서 "(합병론 외에) 논의할 게 많이 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현대중공업그룹의 대우조선해양[042660] 인수가 일본이나 유럽연합(EU) 등 다른 나라의 경쟁당국 승인을 받지 못하거나 합병의 실익이 없는 조건부 승인이 이뤄질 수 있다는 지적에 "그 부분까지 포함해 현대중공업이 다각적 방안을 강구해 승인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그는 "대우조선 노조 쪽에선 한국의 조선산업 부흥을 위한 이 조치에 맹목적인 반대를 안 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zhe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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