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정치인 태풍 하기비스 놓고 "그런대로 수습됐다" 발언 파문

입력 2019-10-14 20:19   수정 2019-10-14 20:33

日정치인 태풍 하기비스 놓고 "그런대로 수습됐다" 발언 파문
야당 대표 "믿을 수 없는 얘기…문제의식 가져야" 비판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 자민당의 2인자인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간사장이 태풍 하기비스 피해 상황을 놓고 "그런대로 수습됐다"고 말해 파문이 일고 있다.
14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니카이 간사장은 전날 태풍 피해 대응을 논의하는 자민당의 간부 회의에서 "예측에 비하면 그런대로 수습됐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그래도 상당한 피해가 광범위하게 미치고 있다"고 덧붙였으며 회의 후 기자들에게 피해가 가볍다는 취지의 말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는 기자들에게 "일본이 뒤집히는 것 같은 대재해와 비교하면 그렇다는 의미다"며 "한명이 숨져도 큰일이다"고 말했다.
이런 해명에도 불구하고 발언 내용이 알려지자 태풍 피해 상황과 이재민들의 심경을 가볍게 보는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의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대표는 이날 기자들에게 니카이 간사장의 발언에 대해 "믿을 수 없는(믿을 수 없을 정도로 문제가 많은) 이야기다"고 비판했다.
그는 "(2011년의) 동일본대지진 이후 가장 큰 재해가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정도의 문제 의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니카이 간사장의 발언과 관련해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이날 "여당 간부의 발언 하나하나에 대해 정부의 입장을 말하는 것은 피하겠다"며 입장을 밝히기를 꺼렸다.
태풍 하기비스는 12~13일 동일본 지역을 중심으로 광범위한 지역에서 일본 열도에 피해를 줬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날까지 태풍으로 인한 사망자는 53명, 행방불명자는 16명으로 집계됐다.
일본 국토교통성과 소방청 등에 따르면 37개 하천의 51곳에서 제방이 무너졌다. NHK는 7천112채의 주택이 침수됐고, 800채의 주택이 파손되는 피해를 보았다.



bk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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