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가스통 6개 실은 차량 폭파 시도…동조 여성들도 중형
(서울=연합뉴스) 김형우 기자 =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 집단인 이슬람국가(IS)에 충성을 맹세한 뒤 프랑스 파리의 노트르담 대성당 인근에서 차량 폭탄테러를 모의한 혐의로 기소된 여성 2명에게 중형이 내려졌다.
프랑스 파리 중죄재판소가 14일(현지시간) 테러 혐의로 기소된 이네스 마다니(22)와 오르넬라 길리그만(32) 등 여성 2명에게 각각 30년과 25년의 징역형을 선고했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이들은 2016년 9월 4일 파리의 명소인 노트르담 대성당 바로 옆 음식점들 앞에 가스통 6개를 실은 푸조 607 세단을 세운 뒤 디젤을 차에 뿌린 후 불을 붙인 담배꽁초를 던져 폭파를 시도한 혐의로 기소됐다.
다행히 범행은 미수에 그쳤으나 폭탄이 터졌다면 관광객과 파리시민 등 수십 명이 목숨을 잃을 뻔했다고 검찰은 판단했다.
당시 이들은 IS의 일원인 라시드 카심의 지령에 따라 프랑스에서 연쇄 테러를 기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IS에 충성을 맹세하는 동영상을 카심에게 보내기도 했다.
마다니는 법정에서 "내가 해를 가할 수 있었던 사람들과 이번 범행으로 끌어들인 사람들에게 미안하다"며 "최악의 행동들로부터 완전히 결별했다"고 후회했다.
참회의 눈물을 흘린 길리그만은 "(경찰에 붙잡힌 뒤) 3년간 나를 바꾸는 데 시간을 보냈다. 정말 미안하고 부끄럽다"며 테러리즘으로 인한 피해자를 비롯해 자신의 자녀와 남편에게 사과했다.
당시 테러 시도가 실패하자 이들은 센강변 주변 술집에 차를 버리고 달아났다.
경찰은 차에서 확보한 여성들의 DNA 등을 토대로 용의자를 추적, 사건 발생 이틀 만에 남편과 자녀 3명과 함께 고속도로에 있던 길리그만을 체포했다.
따로 도주했던 마다니는 또 다른 여성 2명과 접촉, 그해 9월 8일 IS의 비밀 지령을 받아 프랑스 사복 경찰관을 흉기로 공격했다가 경찰의 총격을 받고 체포됐다.
법원은 마다니에 은신처를 제공하고, 함께 사복 경찰관을 공격하는 데 가담한 여성 2명에게도 각각 20년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이들에게 지령을 내린 것으로 지목된 카심은 2016년 6월 파리 근교의 마냥빌에서의 경찰관 부부 살해와 그해 7월의 노르망디 지방 생테티엔루브레에서의 천주교 신부 살해의 배후로도 여겨지는 인물이다.
법원은 법정에 출석하지 않은 카심에게 종신형을 선고했다. 그는 이라크 모술 일대에서 지난 2017년 2월 연합군의 공습으로 이미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에서는 여성 테러 용의자들이 한꺼번에 기소돼 법정에 선 것이 처음이라 이들에 대한 재판은 현지에서 상당한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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