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美가 적대행위" 주장…한반도 군사장비 배치·한미연합훈련 재개도 비판
(서울=연합뉴스) 정성조 권혜진 기자 = 군축과 국제안전 문제를 다루는 유엔총회 제1위원회에서 영국·프랑스·일본 등이 북한의 비핵화를 촉구하자, 북한은 미국의 적대행위를 비난하며 맞섰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15일 전했다.
VOA에 따르면 14일(현지시간) 열린 유엔총회 제1위원회 5차 회의에서 에이든 리들 영국 군축대사는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를 향한 구체적인 조치가 실행될 때까지 제재는 엄격하게 유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얀 황 프랑스 군축대사는 "북한의 핵 프로그램이 국제원자력기구(IAEA) 보고서대로 여전히 가동 중이고,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은 최근 몇 달 동안 반복된 발사가 보여주듯이 완전히 발전한 상태"라며 "(북한은) 이것들을 폐기하려는 진지한 행동을 취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카미자와 노부시게 일본 군축대사는 현존하는 북한의 핵무기와 현존 핵 프로그램 및 관련 시설을 비롯해 모든 사거리의 탄도미사일을 해체해야 한다는 입장을 확인했다.
이에 대해 김성 유엔 주재 북한대사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미니트맨3,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트라이던트2, 순항미사일 토마호크 등 올해 미국이 발사한 미사일들을 열거하면서 한미연합훈련을 재개하고 한반도에 스텔스 전투기 F-35A를 도입하는 등 적대행위를 저지른 것은 미국이라고 주장했다.
유엔총회 제1위원회가 홈페이지에 공개한 각국 대사의 발언 요약본에 따르면 김 대사는 이날 회의에서 중거리핵전력(INF) 조약 파기, 아시아 '빅파워' 간의 치열한 경쟁과 대립, 미국의 미사일 시험, 주요 군사 강국이 되겠다는 목표하에 일본이 저지르는 "무모한 위법행위" 등을 언급하며 최근의 이러한 전개 국면은 세계가 핵 군축이 아닌, 핵무기 경쟁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한반도에서 대화와 화해 분위기에 반해 새로운 군사 장비가 배치되고, 연합훈련이 재개됐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새로운 냉전을 가져오고, 세계적인 핵무기 경쟁을 일으킬 수 있는 그 어떤 시도도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대사는 북한의 자위권이 정당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북한은 유엔 안보리의 제재를 받아들일 수도, 인정할 수도 없다고 밝힌 뒤 현재 국제 상황으로 볼 때 강력한 국력이 독립적인 발전과 평화적 번영을 근본적으로 보장해준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8일 유럽 6개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공개회의를 거쳐 낸 북한의 SLBM 시험발사 규탄 성명은 미국의 사주로 이뤄진 것이라며 "우리는 이 기회를 빌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대한 엄중한 도발 행위를 규탄하고 거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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