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제작사에 수소연료전지시스템 공급…수소버스 개발 기회 제공
미래 모빌리티 기술ㆍ전략 투자에 2025년까지 41조원 투입 예정
정의선 "車제조사에서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기업'으로 탈바꿈"
(서울=연합뉴스) 김준억 기자 = 현대자동차그룹은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개방형 혁신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다양한 형태의 미래차와 모빌리티 서비스가 보편화할 수 있도록 국내 스타트업, 중소ㆍ중견기업들과 협업 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15일 경기 화성시 현대ㆍ기아차 기술연구소(남양연구소)에서 열린 '미래자동차 비전 선포식' 행사에서 데이터 공개와 수소연료전지시스템 공급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미래 모빌리티 협업 생태계 전략을 발표했다.
◇ 차량 데이터 오픈 플랫폼 출범…"미래 모빌리티 서비스 생태계 조성"
현대차그룹은 이날 차량 데이터 오픈 플랫폼의 개발자 포털인 '현대 디벨로퍼스' 출범을 공식화했다.
현대차의 수백만 대에 이르는 커넥티드카와 정비망을 통해 수집된 차량 제원과 상태, 운행 등과 관련된 데이터를 외부에 개방하는 것이다.
이는 스타트업 등이 미래 모빌리티 시대에 맞춘 고객 서비스와 상품을 개발할 수 있는 신규 비즈니스 환경을 만들기 위한 차원이다.
이와 관련 현대차는 차량 오픈 데이터 시장의 초기 붐을 조성하고자 스타트업 4곳과 양해각서(MOU)를 각각 체결했다.
현대차와 MOU를 체결한 팀와이퍼는 위치정보, 원격제어를 통한 출장 세차 서비스, 마카롱팩토리는 차량 데이터 입력이 자동화된 차계부 서비스, 오윈은 위치 정보를 활용한 음식ㆍ음료 픽업 서비스, 미스터픽은 중고차 평가ㆍ거래를 지원하는 서비스 등을 각각 제공할 계획이다.
아울러 캐롯손해보험이 주행 거리에 맞춰 산정되는 차보험 서비스를, 현대해상이 안전 운전 습관을 반영한 차보험 서비스를 추진하는 등 차량 데이터를 기반으로 차보험 시장의 혁신도 준비되고 있다.
현대차에 이어 기아차와 제네시스도 미래 모빌리티 서비스 시장 확대 차원에서 비슷한 형태의 차량 데이터 오픈 플랫폼을 추후 공개할 예정이다.
◇ 국내 버스 제작사에 수소연료전지시스템 공급…3개사와 MOU
현대차그룹은 이날 현대차가 우진산전, 자일대우상용차, 에디슨모터스와 공동으로 버스용 수소연료전지시스템 공급 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이 공급하는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활용해 국내 중소ㆍ중견 버스 제작사들이 자체적으로 수소전기버스를 개발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수소전기버스는 주행 중 이산화탄소 등 오염물질이 배출되지 않아 차세대 친환경 교통수단으로 평가된다. 또 차고지 중심으로 운영되는 특성에 따라 수소충전인프라 부족에 따른 운용 제약도 상대적으로 덜하다.
또한, 현대차는 이날 행사에서 스위스로 수출하는 수소전기트럭과 정부 연구과제로 개발해 내년부터 실증사업이 예정된 수소전기청소트럭, 올해 말 출시하는 포터 전기차를 세계 최초로 공개해 주목받았다.
수출형 수소전기트럭은 내년부터 2025년까지 스위스에 모두 1천600대가 수출되며 다른 국가로 진출도 기대되고 있다.
중형 수소전기청소트럭은 적재하중이 4.5t에 이르며, 1회 충전으로 시속 60㎞ 정속 주행 시 599㎞를 운행할 수 있다.
◇ 모빌리티 기술ㆍ전략 투자에 2025년까지 41조원 투입
이밖에 현대차그룹은 이날 행사에서 '모빌리티·전동화·커넥티비티·자율주행(MECA)'으로 요약되는 미래 자동차 산업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다양한 전시와 시연을 진행했다.
대중교통 이용이 어려운 마지막 목적지까지의 거리인 '라스트 마일'을 담당할 퍼스널 모빌리티도 전시했다. 2021년께 출시될 현대ㆍ기아차의 신차에 선택 사양으로 탑재하는 것을 검토 중인 전동 스쿠터를 공개한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까지 신차의 절반 수준인 23종의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으로 현재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스위스에 수소전기트럭 1천600대를 순차적으로 수출하고,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선박과 열차, 발전 등 다양한 분야의 동력원으로 확대한다.
자율주행 부문은 2021년부터는 '레벨 3' 차량을 출시하고, 2024년에는 '레벨 4' 차량을 운송사업자부터 단계적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국제표준 격인 미국자동차공학회(SAE)의 자율주행 단계 분류는 6단계(레벨 0∼5)로, 조건부 자율주행인 레벨 3은 고속도로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하며 레벨 4∼5는 운전자가 개입하지 않는 단계다.
현대차는 미국 앱티브와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국내에도 연구소를 설립해 자율주행 기술 인력도 육성할 방침이다.
이런 미래 모빌리티 기술 개발과 전략 투자에 현대차그룹은 2025년까지 모두 41조원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가까운 미래에 고객들은 도로 위 자동차를 넘어 도심항공모빌리티(Urban Air MobilityㆍUAM), 라스트마일 모빌리티, 로봇 등 다양한 운송 수단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며 "오늘 출범하는 오픈 플랫폼 포털을 통해 스타트업 등 다양한 시장 참여자들과 상생하는 모빌리티 생태계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제조사에서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서비스 회사로 탈바꿈할 것"이라며 "우리는 이를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기업'으로 부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justdus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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