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1989년 '6.4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시위'(톈안먼 사태)로 실각한 '비운의 지도자' 자오쯔양(趙紫陽·1919∼2005) 전 중국 공산당 총서기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대만에서 그의 전기가 출간된다.
15일 홍콩매체 명보에 따르면 대만의 한 출판사는 자오쯔양 탄생 100주년인 17일을 즈음해 중국 기자 루웨강(盧躍剛)이 쓴 '자오쯔양 전(傳)'을 출간한다.
1989년 당 총서기였던 자오쯔양은 후야오방(胡耀邦) 전 총서기와 함께 덩샤오핑(鄧小平)의 후계자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당시 시위 무력진압에 반대하고 시위 학생들과 대화를 모색하려다 공산당에서 축출됐고, 톈안먼 사태 후 16년가량 가택연금됐다가 2005년 별세했다.
이 책은 '한 실패한 혁명가의 일생'을 부제로 자오쯔양의 일생과 '개혁 실패'를 다뤘다.
책에 따르면 자오쯔양 일가족은 가택연금 기간에도 전용 비행기와 자동차 등을 타고 중국 각지를 여행할 수 있었다. 또 자오쯔양이 방문 시 각 성(省)의 최고 지도자가 맞이하는 등 예우를 받았다.
하지만 1997년 중국공산당 제15차 전국대표대회(15차 당 대회)를 앞두고 자오쯔양이 중국 지도부에 명예회복을 요구하는 서신을 보냈다가 이러한 외출 등이 불가능해졌다.
앞서 2006년 로이터 통신 등도 자오쯔양이 1997년 당 지도자들에게 자신의 석방을 요구하며 구금이 불법이라고 주장하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고, 이후 그에 대한 통제가 강화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명보는 "'자오쯔양'은 여전히 중국 정부에서 금기"라면서 "하지만 민간에서 그는 개혁파의 모범으로 중국 경제발전과 정치체제 개혁 방향을 이끈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한편 지난 6월 4일 톈안먼 사태 30주년 기념식은 중국 정부의 전방위적인 통제 속에, 중국 관영매체의 관련 보도도 없이 조용히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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