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사람 손처럼 움직이며 화물 척척 분류하는 로봇 개발로 이어질수도"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정성호 특파원 = 인공지능(AI) 개발 업체 '오픈AI'가 로봇공학에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해 혼자서 큐브 퍼즐을 푸는 로봇손을 개발했다고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근 이 로봇손의 시연 행사를 참관한 이 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다섯 개의 손가락이 있는 로봇손의 손바닥에 뒤죽박죽으로 헝클어진 큐브 퍼즐을 올려놓자 손가락 다섯 개가 조심스럽게 움직이며 퍼즐을 맞춰 나갔다.
로봇손의 동작은 작고 느리고 불안정했지만 이 로봇손은 4분여 만에 큐브 퍼즐을 다 풀었다.
오픈AI의 연구진들이 수개월에 걸쳐 로봇손을 훈련한 결과였다.
NYT는 "이번 성취는 그저 눈길을 끌려는 묘기라고 치부할 수 있겠지만 로봇공학 연구의 또 다른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많은 연구자들이 이번 성과가 기계를 훈련해 훨씬 더 복잡한 일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NYT는 예컨대 창고의 소포나 화물을 믿음직하게 분류하는 로봇이나 스스로 판단해 결정하는 자동차를 개발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큐브 퍼즐을 푸는 로봇은 이미 전에도 개발된 바 있다. 심지어 불과 1초 만에 푸는 로봇도 있었다. 그러나 사람 손과는 거리가 멀게 생긴 로봇들이었다.
사람 손처럼 작동하는 로봇손을 만들기 위해 엔지니어들은 규칙을 정하고 미세한 움직임을 설정하는 등 수개월을 씨름해야 했다.
특히 중요한 것은 로봇손의 움직임을 일일이 프로그램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NYT는 "다섯 개 손가락을 가진 기계의 복잡성을 고려할 때 일일이 움직임을 프로그램하는 데는 수십 년이 걸릴 것"이라며 연구진은 대신 혼자서 푸는 법을 학습하는 기계학습(머신러닝) 시스템을 고안했다고 보도했다.
이 로봇손은 이를 통해 1만 년에 해당하는 시간 동안 퍼즐을 이리저리 돌리며 시행착오를 거쳐 퍼즐을 푸는 법을 학습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 시뮬레이션 과정에서 로봇손의 크기를 조절하거나 퍼즐의 색깔을 바꿨고 퍼즐의 타일 간 마찰력의 크기에도 변화를 줬다. 그리고 훈련 뒤 이 로봇손은 예상 밖의 상황에도 대처하는 법을 배웠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연구자인 피터 웰린더는 "큐브 퍼즐을 푸는 일은 크게 쓸모 있지는 않다"며 "하지만 이는 우리가 이 기술을 얼마나 멀리 확장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고 말했다.
다만 이 로봇손 역시 아직 갈 길이 멀다. 10번 중 8번은 퍼즐을 떨어뜨린다고 오픈AI 연구진은 말했다.
NYT는 "오픈AI나 이와 비슷한 구글, 대학의 연구진은 이런 기계학습이 지금은 로봇손이 할 수 없는 일에 통달하고 현실 세계의 무작위성에 대처하도록 도와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오픈AI는 인공지능이 인류의 파멸을 불러올 수 있다며 인간에게 유용한 인공지능을 개발하자는 목표로 테슬라 창업자 일론 머스크, 스타트업 육성자 겸 기업인 샘 올트먼 등이 설립한 연구소다. 당초 비영리기관으로 출발했다가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으로 전환했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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