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 수용 한계"…무장세력 공격 수도 와가두구 인근으로 확산해
(서울=연합뉴스) 김서영 기자 = 서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에서 잇따른 무장세력의 폭력으로 50만명에 달하는 주민이 삶의 터전을 잃고 난민으로 전락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엔난민기구(UNHCR)는 인구 2천만명의 소국 부르키나파소에서 최근 3주 만에 피란민이 70%가량 급증하면서 현재 그 수가 약 50만명에 육박한다고 밝혔다.
특히 국토의 3분의 1에서 무장조직 간의 충돌이 이어지고 있어 구호단체의 접근도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올리 키미야지 UNHCR 부르키나파소 지부장은 국내 난민뿐만 아니라 지난 2018년 이후로 이웃 국가에 망명을 신청한 이들도 1만6천명에 달하며, 그중 1만2천명은 인근 국가인 말리로 떠났다고 말했다.
키미야지 지부장은 일부 난민 캠프에서 7인 가족용 텐트를 무려 50명이 나누어 쓰기도 한다면서 "모든 것이 포화 상태이고, 난민 수용이 한계에 도달했다"고 우려했다.
말리, 니제르와 국경을 접한 부르키나파소 북부에서는 주로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나 '안사룰 이슬람'과 같은 테러조직이 활동하는 반면, 그 외의 지역에서 발생한 공격은 대부분 배후가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테러 전문가들은 이 같은 공격이 테러보다는 개인의 원한에 따른 것이거나, 인종 또는 부족 간의 갈등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측했다.
다만 북부의 군기지 등을 겨냥한 무장단체의 공격이 점점 수도 와가두구 방향으로 남하하는 경향을 보여 피해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NYT는 전했다.
이달 초 와가두구 인근 난민 캠프에 오게 된 마리암 비르바(32)는 "괴한들이 마을에 들어와 남편을 죽였다"며 살던 곳을 떠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비르바와 같은 마을에서 난민 캠프로 오게 된 다른 주민들도 지난달 오토바이를 타고 소총을 든 채 마을에 들이닥친 40여명의 괴한이 총격을 가하며 8명을 살해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괴한의 정체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다면서 그들이 "48시간 이내에 집을 버리고 떠나지 않으면 더 큰 폭력을 보게 될 것"이라며 협박했다고 덧붙였다.
NYT는 와가두구 지역 주민들의 삶은 평소처럼 이어지고 있지만, 점점 다가오는 위험한 예감이 이를 서서히 무너뜨리고 있다며 불안한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앞서 와가두구에서는 지난 2017년 번화가의 유명 터키식당에서 일어난 테러로 외국인 9명을 포함해 19명이 숨졌으며, 2016년에도 호텔과 식당을 겨냥한 테러가 발생해 30명이 사망했다.
s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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