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유럽 측이 핵합의(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를 지키려고 노력하지 않는다면서 이란의 '전략적 인내'가 끝났다고 경고했다.
자리프 장관은 16일 테헤란에서 열린 한 행사에 참석해 "애석하게도 핵합의를 지키기 위한 유럽의 실질적 조처가 없었다"라며 "유럽은 이 약속을 더는 지키지 못한다는 무능을 스스로 드러냈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런 결과 유럽에 대한 이란의 전략적 인내는 끝이 났다"라며 "이란은 핵합의 이행 수준을 감축하는 추가 조처를 계속하겠다"라고 말했다.
미국이 지난해 5월 핵합의를 일방적으로 탈퇴한 이후 이에 함께 서명한 유럽 3개국(영·프·독)은 핵합의를 유지해야 한다는 원칙론을 고수하면서도 이란과 교역을 사실상 중단했다.
이에 이란은 핵합의에서 약속한 것처럼 유럽이 이란산 원유를 계속 수입하고, 금융 거래를 재개해야 한다고 촉구했으나 유럽 측은 아직 실질적인 조처를 하지 않았다.
이란은 유럽과 핵합의를 이행한 이란의 경제적 이익을 보장하는 방법을 논의 중이지만 눈에 띄게 진전하지는 못했다.
이란은 미국이 핵합의를 탈퇴한 5월 8일 핵합의에서 정한 농축 우라늄(3.67%)과 중수의 한계량을 넘긴 뒤 9월 6일까지 60일 간격으로 모두 3단계에 걸쳐 핵합의의 이행 수준을 점점 감축하면서 유럽의 이행을 촉구했다.
그간 이란 정부가 '유럽의 태도를 지켜보겠으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유럽을 압박한 점을 고려하면 자리프 장관의 이날 언급은 가장 높은 수위의 경고인 셈이다.
유럽 서명국을 대표한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미국과 이란의 정상회담으로 존속 위기의 핵합의를 살리는 돌파구를 마련하려 했으나 불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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