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연합뉴스) 임은진 특파원 = 기후 대응을 요구하는 '녹색 바람'이 스위스 총선에서도 불 전망이라고 AFP 통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달 열린 오스트리아 총선에서 폭염 등 이상 기후에 대한 우려가 주요 이슈로 떠오르면서 녹색당이 약진한 데 이어 스위스 선거에서도 기후 변화가 화두로 떠오른 것이다.
현지 공영 방송인 RTS가 오는 20일 열리는 총선을 앞두고 최근 진행한 여론 조사에 따르면 반(反) 이주민 정책을 앞세운 제1당 스위스국민당(SVP)은 지지율 27.3%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이는 4년 전 29.4%의 지지율과 비교하면 하락한 것이다.
반면 기후 변화 대책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는 녹색당(GPS)과 녹색자유당(GLP)은 각각 10.7%, 7.3%를 기록하고 있다.
2015년 총선 때보다 각각 3.6%포인트, 2.7%포인트 상승했다.
이에 따라 녹색 정당들이 힘을 합치면 행정부 격인 연방위원회에 처음으로 참여할 가능성이 점쳐진다고 AFP는 내다봤다.
현재 연방위원회에는 지난 총선에서 득표율 1∼4위를 차지한 4개 정당 출신 7명의 각료가 참여하고 있으나 녹색 정당의 지분은 없다.
제네바 대학의 정치학자인 파스칼 스키아리니는 이번 여론 조사 결과에 대해 지난 총선을 지배했던 이슈인 이주민에 대한 불안감은 큰 폭으로 줄어든 반면, 기후 변화에 대한 우려는 커졌다는 점을 의미한다고 진단했다.
스위스 유권자의 이 같은 변화는 최근 진행된 일련의 기후 시위에서도 잘 드러난다.
특히 지난달 수도 베른에서 열린 시위에는 스위스 전체 인구 850만 명 가운데 10만 명이 모여 포괄적인 기후 대책을 차기 정부에 요구하기도 했다.
정치 연구소 소토모의 미하엘 헤르만 국장은 RTS와의 인터뷰에서 정치 이슈가 이주민에서 기후로 전환한 것은 최근 스위스 정치에서 본 가장 극적인 변화라며 "녹색 물결이 출렁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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