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스캔들 연루 駐EU 미국대사 하원 증언…AP "트럼프와 거리 두는 발언"
(워싱턴=연합뉴스) 임주영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스캔들'에서 핵심 인물 중 한 명인 고든 선들랜드 유럽연합(EU) 주재 미국대사는 17일(현지시간) 트럼프가 대(對) 우크라이나 정책에 관여하는 미국 관리들에게 자신의 개인 변호사인 루디 줄리아니와 함께 일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AP와 로이터, AFP 통신에 따르면 선들랜드 대사는 이날 하원에서 열린 비공개 청문회에 증인으로 나왔으며 본격 증언에 앞서 준비한 성명을 통해 트럼프가 지난 5월 외교관들에게 줄리아니를 우크라이나 정책에 대한 논의에 참여시키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선들랜드 대사는 또 "다가오는 미국 선거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외국 정부에 수사 착수를 의뢰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또한 줄리아니를 참여시키라는 대통령의 지시에 실망했다"면서 "우리 견해는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가 아니라 국무부의 남녀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 외교 정책의 모든 측면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줄리아니의 활동과 관련, "줄리아니는 우크라이나가 반부패 문제를 조사할 것을 약속하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의 공식 성명을 (트럼프) 대통령이 원한다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줄리아니는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서버를 포함해 2016년 선거와 부리스마를 대통령에게 중요한 두 가지 반부패 수사 주제로 구체적으로 언급했다"고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내년 미 대선을 앞두고 민주당의 유력 대선경선 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를 둘러싼 의혹에 대해 우크라이나가 수사에 나설 것을 압박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부리스마는 바이든의 아들이 이사로 재직한 회사다. 또 트럼프 진영은 러시아가 개입한 2016년 대선 당시 민주당 이메일 해킹과 관련, 이 사건이 우크라이나에서 비롯됐다는 의혹을 주장해왔다.
트럼프는 7월 25일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통화에서도 두 사안에 대한 협조를 종용했다는 내부고발이 정보기관에 접수됐으며 이에 민주당이 주도하는 하원은 탄핵 추진을 위한 조사에 나섰다.
이러한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 과정에서 선들랜드 대사는 국무부의 커트 볼커 전 우크라이나 협상 특별대표와 함께 우크라이나 정부가 바이든 조사와 관련해 내놓을 발표문 초안을 대신 써주면서까지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9월에는 군사원조를 빌미로 수사를 압박하는 행태에 문제를 제기하는 다른 외교관에게 "트럼프는 어떤 종류의 '퀴드 프로 쿼'(quid pro quo·보상 또는 대가로 주는 것)도 없이 명확했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AP는 이날 공개된 일부 증언과 관련, 우크라이나 의혹 조사의 열쇠를 쥐고 있는 선들랜드 대사가 트럼프로부터 거리를 두는 발언을 내놓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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