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BM 야르스, 전술미사일 이스칸데르, 순항미사일 칼리브르 등 시험"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중거리 핵전력(INF) 조약 파기 이후 미국과 군사적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러시아가 17일(현지시간) 각종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 등을 동원한 대규모 군사훈련을 하며 무력을 과시했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보도문을 통해 '우뢰-2019' 훈련의 일환으로 북해 및 태평양 함대 잠수함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시험을 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북해 함대와 태평양 함대의 전략잠수함들이 각각 바렌츠해와 오호츠크해에서 캄차카 반도의 쿠라 훈련장과 아르한겔스크주의 치좌 훈련장을 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전했다.
또 "북해 함대와 카스피해 분함대의 수상함들도 바렌츠해와 카스피해에서 해안 목표물들을 향해 정밀 순항미사일 '칼리브르'를 발사했다"고 소개했다.
북부 아르한겔스크주의 플레세츠크 기지에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야르스'를 캄차카 반도의 쿠라 훈련장으로 발사했고, 남부와 동부 군관구의 여러 훈련장에선 전술탄도미사일 '이스칸데르'가 불을 뿜었다.
2009년부터 실전 배치되기 시작한 야르스는 기존 '토폴-M' 미사일의 개량형으로 개별 조종이 가능한 3∼4개의 핵탄두를 장착하고, 최대 1만1천 km를 비행해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는 성능을 갖추고 있다.
이스칸데르는 재래식 탄두는 물론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단거리 전술탄도미사일이다.
러시아 국방부는 "전략억지력 훈련에서 설정된 과제들이 충분히 이행됐고 모든 미사일이 필요한 성능을 보여주며 목표물에 도달했다"고 평가했다.
훈련에는 이밖에 장거리 전략폭격기 투폴례프(Tu)-95MS도 투입됐다. 폭격기는 북부 코미 공화국의 펨보이 훈련장과 캄차카 반도의 쿠라 훈련장에 공중 발사 순항미사일을 발사하는 연습을 했다.
이날 대규모 미사일 발사 시험은 러시아군 최고사령관인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직접 지휘한 우뢰-2019 훈련의 일환으로 실시됐다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지난 15일부터 이날까지 이어진 우뢰-2019 훈련에는 1만2천명의 병력과 전략미사일군 소속 213개 미사일 발사대, 15척의 수상함, 5척의 핵잠수함, 310대의 각종 군사장비 등이 동원됐다.
지난 8월 미국이 옛 소련 시절 러시아와 체결한 INF 조약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하면서 조약이 파기된 후 미-러 간에는 핵미사일과 핵군비통제 문제를 두고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INF 조약에 이어 2021년 종료되는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의 연장 가능성도 불투명해 미-러 간 핵통제 협정이 모두 사라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2010년 미-러 간에 체결된 New START는 양국이 실전 배치 핵탄두 수를 1천550개, 운반수단(미사일과 전략폭격기 등)을 700기 이하로 줄이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2021년 2월 만료를 앞두고 있으며 양측이 합의하면 협정이 5년간 연장될 수 있다.
cj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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