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韓商 결속력 어디에도 안 뒤져…K뷰티·K푸드 붐 이어나가길"
"개성공단, 글로벌 기업도 입주해 국제공단으로 위상 높여야"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국제 컨벤션의 메카 라스베이거스에서 1천 명이 넘는 전 세계 한인 경제인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 자체가 뿌듯함 그 이상입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은 오대양 육대주에서 활약하는 해외 한상(韓商)들을 만난 감회를 이렇게 털어놨다.
그는 지난 14일(이하 현지시간)부터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MGM그랜드호텔에서 열린 제24차 세계한인경제인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방미했다.
17일 귀국길에 들른 로스앤젤레스(LA)에서 연합뉴스와 만난 김 회장은 "한국 중소기업 제품은 이제 세계 어느 시장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정도의 수준으로 올라왔다. 한인 기업인들이 각자 로컬시장에서 우리 중소기업 제품들을 론칭할 수 있도록 하는 가교 역할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그는 78개국에서 온 한인 기업인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며 이런 요청을 했다고 한다.
"한국 상품만 가져다 팔아도 비즈니스가 된다고 하니, 해외 한인 경제인과 국내 중소기업이 '윈윈'하는 것 아닙니까."
중기중앙회는 이번 행사를 주관한 세계한인무역협회(World-OKTA·회장 하용화)와 MOU를 체결해 한국 중소기업 제품을 세계에 알리는 채널도 개통했다고 김 회장은 소개했다.
그는 "해외 한인 경제인 중에는 초기에 이민 온 이들도 있고, 주재원으로 왔다가 정착한 이들도 있다. 그들이 요즘엔 K뷰티, K푸드를 비롯해 한국 제품을 향해 먼저 다가선다. 아무래도 K팝과 한류 열풍 영향이 큰 것 같다"라고 풀이했다.
아직 자본력이 강하지 않아 지역 시장을 뚫는 데 애로를 겪는 한인 경제인들도 여전히 많다고 김 회장은 전했다.
그는 "그래도 우리 동포 기업인들이 결속력 하나 만큼은 세계 어디에도 뒤지지 않는다. 한국의 중소기업들과 어깨를 걸고 함께 나갔으면 한다"라고 당부했다.
이번 경제인대회에서는 수출상담회와 현장 비즈니스 계약이 동반돼 MOU 체결 10여 건, 수출 10여 건, 수출상담 300여 건 등의 성과를 냈다. 계약 추진액은 2천만 달러에 육박했다.
김 회장은 이어 LA 시청을 찾아 니나 하치지안 국제담당 부시장과 면담하고 한국 중소기업들의 현지 입주 여건 등에 대해 협의했다.
그는 "K뷰티, K푸드, K의약품 회사들이 현지 생산체제를 만들려고 해도 미 식품의약청(FDA) 등 현지 규제 당국의 까다로운 승인 조건을 제대로 맞추지 못해 애를 먹는 경우가 많다"면서 "현지화 작업을 돕는 차원에서 시 당국과 논의했다"라고 말했다.
LA 시 당국은 한국 중소기업들이 현지에 입주하는 것을 환영하며 세제·금융 지원을 약속했다고 김 회장은 전했다. 미국 서부에 한국 중소기업 시범단지를 만드는 프로젝트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개성공단기업협의회장을 지내기도 한 김 회장은 미 연방하원 외교위원회 아시아태평양소위 브래드 셔먼 위원장 등 정계 인사들을 만나서는 개성공단 가동 재개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그는 "셔먼 의원도 개성공단에 대한 입장이 좀 바뀐 것 같더라. 전에는 노예노동과 뭉칫돈의 핵개발 자금 전용 등 부정적 시각이 강했지만, 이제는 개성공단이 미국의 중소기업들에도 좋은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 공감하기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개성공단이 한국 기업뿐 아니라 글로벌 기업들이 동시에 입주하는 국제공단으로 위상을 승격해야 정치적 이슈에 따라 휘둘리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은 90% 이상이 재개되면 다시 들어가고 싶어 한다"면서 "단순 임가공이라서 메이드 인 코리아를 찍을 수 있고, 인건비가 동남아보다 경쟁력이 있는 데다 무엇보다 언어가 통한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입주 여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미 의원들을 상대로 개성공단이 대북 제재 대상의 예외가 돼야 한다는 점을 설득하고자 근로자 월급 명세표 등 구체적 자료와 함께 임금이 핵개발 자금으로 전용된 흔적이 없다는 국회 보고자료 등을 제시했다고 덧붙였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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