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지마, 연내 산하 전체 점포에 '다이내믹 프라이싱' 도입
빅카메라는 내년 전면 도입…슈퍼마켓 업체 등도 추진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일본 유통업계가 항공요금과 숙박요금처럼 성수기와 비성수기의 가격이 달라지는 일부 서비스 업계의 가격변동제 도입을 본격화하고 있다.
일본 유수의 가전양판업체인 노지마는 올 가을 중 제품가격을 디지털로 표시하는 '전자가격표(ESL. Electronic shelf labels)'를 계열 182개 모든 점포에 도입한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이 18일 보도했다.
ESL을 도입하면 해당 상품의 수급과 경쟁상황에 따라 본사가 일괄조작으로 기민하게 가격을 변경할 수 있다.
경쟁 가전양판업체인 빅카메라도 내년말을 목표로 산하 모든 점포에 가격변동제를 도입키로 했다.
유통업계가 '다이내믹 프라이싱(DP)'으로 불리는 가격변동제 도입을 서두르는 것은 인터넷 통신판매업체와의 가격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다. 점원이 직접 응대하는 오프라인 점포의 강점에 가격경쟁력을 더해 소비자를 붙잡기 위해서다.
다이내믹 프라이싱은 수요와 공급상황은 물론 경쟁사의 가격 등을 고려해 자사의 판매가격을 수시로 바꾸는 가격정책이다.
계절과 요일, 시간대에 따라 수급에 큰 차이가 나는 호텔 등의 숙박업과 대전 상대에 따라 관객 수가 달라지는 프로 스포츠 경기 입장권, 성수기와 비수기의 차이가 큰 항공요금 등에 이미 도입돼 있다.
일본 국토교통성도 올해 중 실증실험을 거쳐 내년 중 예약택시와 콜택시 등 대중교통에 이 제도를 도입, 택시업계의 경영효율 제고와 교통혼잡 완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노지마는 2017년부터 전자가격표 도입을 시작, 적용 점포를 늘려왔다. 올 가을까지는 미국 애플의 'iTuens Card' 등 선불카드를 제외한 모든 상품에 적용한다.
가전양판업계는 그동안에도 경쟁업체의 요금설정과 판매동향, 재고동향 등에 맞춰 가격을 조정해 왔으나 매번 종업원이 가격표를 인쇄해 상품에 붙이는데 시간이 걸려 가격변동 횟수에 한계가 있었다. 전자가격표를 도입하면 본사가 일괄조작으로 가격을 손쉽게 바꿀 수 있다.
다이내믹 프라이싱 운용도 순차적으로 바꾼다는 방침이다. 상품가격을 지역과 점포별로 달리해 인터넷 판매와 경쟁업체의 동향에 더 기민하게 대처한다는 계획이다.
미국 온라인 쇼핑업체 아마존 등 유수의 통신판매업체들은 시장상황을 보아가면서 수시로 상품가격을 변경하고 있다. 아마존의 경우 하루 가격변동이 250만번에 이른다는 조사결과도 있다. 일본에서는 통신판매업체인 라쿠텐(樂天)이 가맹점 사업자를 대상으로 수급 예측에 따른 자동가격책정 기능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일본의 일부 슈퍼마켓업체들도 다이내믹 프라이싱 도입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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