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덜 안전해지고 동맹 약화…'글로벌 리더십' 망토 벗으면 美에 불리한 세계질서"
트럼프 '끝없는 전쟁 종식' 겨냥 "전쟁은 싸우거나 지는 것"…시리아 일부 주둔 주장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미국 공화당의 미치 매코널(켄터키) 상원 원내대표가 신문 기고글을 통해 '시리아 철군'으로 재확인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신(新)고립주의' 정책을 정면 비판했다.
터키의 시리아 북동부 쿠르드족 공격에 대한 미국의 '뒤늦은 중재' 끝에 지난 17일 '5일간의 조건부 휴전 합의'가 도출되긴 했지만, 여당 원내사령탑이 대통령의 외교·안보 정책에 거듭해서 공개적으로 반기를 드는 등 시리아 미군 철수에 따른 후폭풍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1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기고 글에서 "미군 병력의 시리아 철수는 심각한 전략적 실수"라며 이는 미국 국민과 본토를 덜 안전하게 만들고 적들을 대담하게 할 것이며 중요한 동맹들을 약화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번 철수는 IS(이슬람국가)의 발호를 촉진했던 오바마 행정부 시절의 무모한 이라크 철수의 전철을 밟을 위험이 있다고 덧붙였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미국 리더십에 대한 대체재는 없다. 어느 나라도 다국적 작전에 있어 미국의 능력에 필적할 수 없다"며 리비아와 시리아 상황 모두 오바마 행정부 시절의 '배후에서 조종하기'(leading from behind·앞에서 주도하지 않고 뒤에서 이끈다는 의미) 전략의 피비린내 나는 결과를 입증해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이 1940년대 고립주의의 안락한 담요를 벗어 던지고 글로벌 리더십의 망토를 걸쳤을 때 우리는 전체세계를 더 좋게 만들었지만, 이는 특히 미국을 위해 훨씬 더 좋은 것이었다"며 "우리가 오늘날 그 망토를 다시 벗어 던진다면 우리에게 유리하지 않은 새로운 세계질서가 만들어질 게 분명하다"고 경고했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미군 철수 및 터키-쿠르드간 적대감 고조의 결합은 우리나라에 '전략적 악몽'을 만들어냈다"며 이번 휴전 합의에도 불구, 지난주 일어난 상황은 이미 IS 및 다른 테러리스트들에 대한 작전에 차질을 초래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미국의 철수가 중단되지 않는다면 악랄한 시리아 아사드 정권과 이란 지지자들의 영향력 확대를 자초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미국이 시리아 내 지배적 위치 강화를 중동 및 그 외 지역에 대한 권한·영향력 축적의 지렛대로 삼으려는 러시아의 시도를 묵인하고 있다고 비판한 뒤 "예상대로 우리의 적성국들은 이러한 상황들을 즐기는 것 같이 보인다"고 말했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IS 테러리스트들에 대한 압박을 유지하고 이란의 침공을 억제하는 한편 지역 파트너들의 대(對)시리아 협상 지렛대를 키우기 위해 시리아에서 제한된 미군 병력을 유지하는 한편 이라크 등 역내 다른 지역 내 주둔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번 시리아 사태를 교훈 삼아 임무가 완수될 때까지 아프가니스탄 철군이 이뤄져서는 안 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끝없는 전쟁 종식' 방침을 겨냥한 듯 "신(新)고립주의가 좌우 양쪽에서 고개를 들면서 '끝없는 전쟁'에 대한 이야기가 더 많이 나오고 있는데, 이러한 레토릭(수사)이 '전쟁은 그저 끝나는 게 아니라 이기거나 지거나 둘 중 하나'라는 사실을 바꿔주진 못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우리는 1990년대 아프간을 버린 이후 인도주의적 재앙과 테러 무질서 상태를 목도했으며 이는 9·11로 이어졌다. 또한 버락 오바마의 철수 후 IS는 이라크에서 세력을 키웠다"며 "우리가 우리의 파트너들을 버리고 전투가 이기기도 전에 시리아와 아프간에서 철수한다면 이 모든 일이 또다시 일어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미국의 전투는 미국이 싸워 승리하기를 거부할 때만이 끝없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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