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노인층이 소비 주도?…슈퍼 매출 연금지급일>직장인 급여일

입력 2019-10-21 11:27   수정 2019-10-21 11:34

日, 노인층이 소비 주도?…슈퍼 매출 연금지급일>직장인 급여일
현역세대 사회보험료율↑ 소비여력↓…3-4년내 고령세대 소비 견인 시대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일본의 연금지급일 후 3일간 슈퍼를 찾은 고객수와 판매금액이 현역세대의 급여일 후 3일간의 내장객과 판매금액을 앞선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2022년에는 현역세대가 부담해야 할 의료보험과 개호(介護, 환자나 노약자 등을 돌보는 것)보험, 연금보험 등 각종 사회보험료율이 노사 합해 30%를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렇게 되면 현역세대의 소비여력이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돼 3-4년내에 고령세대가 소비를 견인하는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보인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자체적으로 실시한 연금지급일(매월 15일) 후 3일간과 현역세대의 급여일(매월 25일) 후 3일간 슈퍼 내장객수와 판매금액 조사결과를 21일 보도했다. 전국을 10개 지역으로 나눠 12월을 제외한 짝수달의 소비동향을 조사한 결과 조사대상 지역 모두에서 연금지급일 쪽이 급여일 쪽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460개 슈퍼의 판매통계를 집계하는 닛케이POS(판매시점 정보관리)를 이용해 내장객수와 판매금액을 조사했다.
일본의 연금지급액은 지난 20년간 21조 엔(약 228조 원)이나 증가, 2017년 55조 엔(약 598조 원)에 달했다.
이달 15일. 도쿄도(東京都) 고토(江東)구의 한 슈퍼에는 이른 아침부터 고령자들이 몰려들었다. 이날 세븐은행의 현금자동지급기(ATM) 현금인출건수는 300만건에 달해 평소의 1.5배나 됐다.
대부분의 민간기업 급여일인 25일(짝수달) 후 3일간 슈퍼 내장객수를 100으로 했을 때 15일인 연금지급일 후 3일간의 같은 지수는 작년의 경우 101.7로 2008년에 비해 1.0% 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작년에는 조사대상 10개지역 모두에서 연금지급일 쪽이 급여일 쪽을 앞섰다. 돗토리(鳥取), 시마네(島根), 오카야마(岡山), 히로시마(廣島), 야마구치(山口) 등이 있는 주고쿠(中國)지방은 105.5로 차이가 컸다. 이 지역은 65세 이상 고령자 비중이 인구의 30%가 넘는 연금수령자가 많은 곳이다.
판매금액은 차이가 더 컸다. 작년 판매금액지수는 연금지급일 쪽이 전국 평균 104.1로 2008년에 비해 3.1% 포인트 상승했다. 과거 10년간 65세 이상의 인구비중이 7.8% 포인트 높아져 고령화가 급속히 진전된 홋카이도(北海道) 지역은 107.4였다. 2008년에는 이 지수가 98.6이었다.
유통업계도 연금을 흡수하기 위해 여러 대책을 내놓고 있다. 이온은 고령자의 소비의욕이 높아지는 15일에 55세 이상 고객이 지정 신용카드 등을 이용하면 5%를 할인해 준다. 신발업체인 치요다도 매달 14-17일 55세 이상 고객의 상품구매시 할인혜택을 준다. "매달 전반기에 살 물건을 정해 뒀다 14일 이후 손자와 같이 오는 고령고객이 많다"고 한다.
총무성 가계조사에 따르면 2008년 전국 2인 이상 가구 중 세대주 연령이 65세 미만 가구의 소비지출액은 전체의 73%, 65세 이상 가구의 비중은 27%였다. 그러나 지난 10년간 차이가 줄어 작년에는 65세 미만 세대주의 비중이 63%, 65세 이상의 비중은 37%였다. 소비부문에서 고령세대의 존재감이 높아지고 있음을 여실히 볼 수 있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연금수급자는 2017년 말 4천77만명으로 과거 20년간 1천500만명 증가했다. 수급액은 55조4천억 엔에 달했다. 수급액은 2040년에는 73.2조 엔으로 더 불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니혼게이자이는 2022년에는 현역세대의 사회보험료율이 30%를 넘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소비여력이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고령세대가 소비를 견인할 날이 멀지 않다고 분석했다.
lhy5018@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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